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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aysment’ 예술적 개입으로 일상을 낯설게 하기
‘Depaysment’ 예술적 개입으로 일상을 낯설게 하기
  • 박정현 카이스트 박사과정·기술경영학과
  • 승인 2015.06.2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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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박정현 카이스트 박사과정·기술경영학과

Connecting the dots!

지난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축사에서 애플사 성공의 원동력으로 꼽은 스티브 잡스의 대사로 글을 시작한다. 이 말은 ‘인생의 전환점을 연결하라', ‘작은 사건들을 연결하라' 등 수많은 의역들을 낳았다. 나의 인생도 예술적 개입으로부터 발현된 경험들 그리고 그 경험들의 연결로부터 시작한다.

나는 기술경영학을 시작하기 전까지 순수학문에 매력을 느껴왔다. 수리과학과에서 해석학을 기반으로 한 모델링을 공부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했다. 여러 전시기획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특히 뉴미디어 기반의 예술작품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기대 이상이었다. 현실에서 가상, 일상에서 일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상대적인 위치’의 변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최근에는 수학자, 뇌과학자, 미디어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사람 사이의 미묘한 ‘썸(some)타다’라는 감정을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방법으로 나타내고 싶었다. '예술작품지원-다원예술, Connectoome project: 썸의 단상들, 기억들의 연결지도'라는 서울문화재단의 프로젝트 기획단계에서 참여해 기금을 받았고, 작가들을 연결하는 중간조정자(mediator)로서 역할을 했다.

썸을 주제로 한 인터뷰 과정에서 사람들의 감정을 뇌파로 측정했다. 이렇게 수치화된 데이터와 텍스트를 활용해 기술기반의 사운드아트, 퍼포먼스, 영상 등을 준비 중인 다원적인 전시는 현재 기획 단계에 있다.

사진작가, 디자이너, 음악가 등과 함께 카레의 본고장인 인도에서 한국의 카레제품(3분 카레)을 현지인들과 나누어 먹는 등(Artists/ Mok-Yeon YOO) 재미있는 상호 문화교류를 체험했다. 체라푼지로 향하는 중간 길목에서 쿼드콥터에 장착된 카메라로 찍은 영상은 대상을 새롭게 보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Artists/ Wonchoel PARK, 필자는 Asistant Curator로 참여) 

이처럼 개인적인 의미에서 예술적 개입은 ‘화이트 큐브’라고 불리는 미술관 안의 공간을 넘어 일상에서 스스로의 발전과 혁신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예술적 개입이란 주제를 조금 더 넓혀본다. 최근 역동적인 비즈니스 환경에서 예술을 통해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예술적 개입이란 다음의 두 가지 연구의식에서부터 출발한다.

예술이 사회와 기업에 혁신 가치(innovative value)를 창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위의 모든 과정을 체계적이고 지속적(sustainability)으로 운영할 수 없을까. 복잡하고 다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보편성으로는 독해하기 어려운 특수한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식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사과정의 생활은 오랜시간 이어지는 단조로운 일상으로 인해 자칫 지루함과 무기력함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나의 경우 일상에서의 예술적 개입을 통해 ‘낯설게 함(Depaysement, 디페이즈망)’으로 ‘새롭게 하기’가 가능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대학원생들에게 연구라는 반복되는 일상을 새롭게 할 수 있는 낯설게 함을 추천하고 싶다. 일상에 갇힌 지각과 습관화된 틀을 깨고, 각자가 가진 연구주제 안에서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박정현 씨는...
수리와 예술을 전공하다 기술경영학도가 됐다. 예비 기업인으로 발돋움할 준비 중이다. 교육부가 주최한 창의융합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장관상, KAIST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최근 전자전기공학부 박사과정 학생 4명과 함께 KAIST E5 창업 프로그램에 최종 우승자로 선정돼 ‘인공지능 및 딥러닝 기반의 물체인식 기술을 활용한 창업’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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