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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심화과정 학생들의 눈빛
전공심화과정 학생들의 눈빛
  • 박지영 연성대학·항공서비스과
  • 승인 2015.01.27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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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칼럼] 박지영 연성대학·항공서비스과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을 통해 다시 시작하는 초심으로 돌아가 학업에 열중하고 싶습니다!”오늘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학과에서는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에 입학하고자 하는 지원자의 면접이 있었다. 우리과는 지난해부터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을 개설해 2학년 전문학사 과정 수료 이후 3·4학년 학사학위 과정을 통해 학업을 이어나가고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개설 2년째인 올해는 3·4학년 학사학위 과정에 계획한 모집인원보다 많은 학생들이 몰려 입학전형이 별도로 있었다.

지원자는 본과 전문학사 과정 졸업생과 졸업 예정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막 취업을 해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한 지원자, 우리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 출신의 지원자, 그리고 현재 다른 학교에서 학사학위 과정을 밟으며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원자도 있었다. 지원자의 연령이나 개인이 처한 상황 등은 다양했지만, 이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점은‘공부에 대한 열망’과‘4년제 학사학위 취득’, 그리고‘새로운 시작’이었다.

전문대에는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전공심화과정’이 개설돼 있는 학과가 있다. 4년제와 동일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며, 졸업 후 바로 대학원 진학이 가능하다는 등의 여러 이점이 있다. 특히 본과와 같이 실무중심의 교육이 운영되는 전문대 교육현장에 전문학사 2년에 전공심화 2년이라는 새로운 학습 시간이 더해져 학습자에게는 전공과 관련된 질 높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수자에게는 깊이 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게 돼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의 개설은 실로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개설 이후 3학년 과정을 자발적으로 선택해 다시 공부를 시작한 학생들의 변화는 실로 놀라웠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배워야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을 학생들이 들려주고 있었다.

가장 먼저 학생들에게서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전문학사 졸업 전에 반드시 취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무언가를 이루고 졸업해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벗어나 이제는 학생들이 진정으로 공부를 여유롭게‘즐기고’있었다. 아침잠이 부족해 늘 지각이 잦았던 한 학생은 학생조교를 자처해 오후 수업 전까지 조교생활을 성실히 이행하며 주경야독했다. 소극적이었던 한 학생은 오후 수업 전까지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서비스직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학비를 스스로 충당하고 학교생활에도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 학년에 여러 학번이 모이다 보니 선후배 관계도 자연스레 좋아졌다. 후배는 좀 더 후배다운 모습으로, 선배는 선배답게 모범을 절로 보였다. 서로 존중하는 자세로 학업에 함께 임하는 어른스러워진 모습에 대견하고 뿌듯하기까지 했다. 학업을 스스로 택하고 여유 있게 임하다 보니 학생들은 마음의 양식을 채우길 원했다. 독서를 하기 시작했고, 생각의 깊이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험 기간에는 눈이 빨개지도록‘후회 없이’공부하고 있었다. 우열을 가리고 평가를 하기가 곤혹스러워질 정도로 시험점수가 향상되기도 했다. 전공심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 근무했던 항공사에서 사내 전임강사를 하며 사원들을 대상으로 실무교육을 담당했을 때와는 또 다른 뿌듯함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림이 잘 그려진 도화지에 더 멋진 그림을 그리게 하도록 하기 위한 일을 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새하얀 도화지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화가가 멋진 그림보다는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기초작업을 튼튼히 하고 지워지지 않는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이라는 또 다른 시작을 통해 학생들이 앞으로 어떠한 그림을 그리게 되더라도 그 바탕은 단단할 것이라 믿는다.

영화「비긴 어게인」에서 서로 각자의 삶에서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며 주인공은 말한다. “다시 시작해, 너를 빛나게 할 노래를!”나는 말한다. “다시 시작해, 너를 빛나게 할 꿈을!”

박지영 연성대학·항공서비스과

대한항공에서 객실사무장과 객실훈련원 전임강사로 일했다. 현재 학과장을 맡고 있으면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NCS 기반 학습모듈 개발 집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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