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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과 대학의 역할
경제성장과 대학의 역할
  • 설동근 동명대 총장
  • 승인 2015.01.19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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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칼럼] 설동근 동명대 총장

▲설동근 동명대 총장

이제 한국은 대학의 역할 2.0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그 변화 속에 대학교육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사례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얼마 전 한국의 유명 일간지 칼럼 내용이다.

미국의 스탠퍼드대와 한국의 모 대학 총장이 자매결연을 앞두고 각자 자기 대학을 홍보하는 설명에 관한 내용이었다. 두 대학은 개교 나이가 비슷하다. 알다시피 스탠퍼드대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노벨상 수상자만 80명 이상 배출한 대학이다. 한국의 모 대학도 매우 우수한 수준의 대학이다. 그러나 두 대학 CEO의 가치관에서는 차이가 있다는 좋은 사례이며, 또한 대학의 역할 2.0시대를 엿볼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 대학 측의 설명 자료는‘한국 내의 수학능력시험 결과 상위 1%의 최우등 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이며, 역대 국무총리 ㅇ명 배출, 장관 ㅇㅇ명, 국회의원 ㅇㅇㅇ명이 나왔으며, 지난해 사법고시 ㅇㅇ명 합격, 행정고시 ㅇㅇ명 합격, 회계사 ㅇㅇ명 합격…’등에 관한 소개를 했다고 한다.

이어서 스탠퍼드대 측의 설명 자료는 화면 가득 숫자만 보여주고, “4만개=1930년 이후 스탠퍼드대 졸업생들이 세운 기업수입니다.”, “540만명=스탠퍼드대 졸업생들이 창출한 일자리입니다.”,“ 연 2조7천억 달러=이 회사들의 총 매출입니다.”그리고 구글, 야후, 테슬라, HP, 나이키, 시스코시스템스 등 누구나 알만한 회사 이름을 수없이 열거한 후 이들 회사 로고나 브랜드를 졸업생들이 만들었노라고 자랑했다고 한다. 스탠퍼드대가 자랑하는 것은 졸업생들이 만든 일자리이고, 한국의 대학은 입학생과 졸업생이 얼마나 우수한 인재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기사를 보면서 경제성장의 엔진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적인 대학의 CEO가 생각하는 대학존재 가치관이 고용 없는 성장시대를 맞이한 한국에서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 대학교육의 가치관이 산업경제 시대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 창조경제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대학교육의 가치관이 이와 같이 바뀔 때 창조경제 시대의 경제성장 엔진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은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한국의 대학교육은 그 가치관에 있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령인구의 감소와 대학 졸업자들의 낮은 취업률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교육정책의 지원으로 많은 대학이‘산학실용교육’을 모토로 교육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산학실용교육은 대학과 산업체가 공동으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대학 재학 중에는 의무적으로 산업체에서의 근무경험을 하도록 하는 중장기 인턴십과 현장실습, 학교와 기업체가 공동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더블 멘토링과 같은 새로운 시도로 실용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또한 고용 없는 경제성장 시대를 위한 대비책으로 대학교육에서 창업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갖도록 교육하고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의 고용 수반형 성장 시대에서 대학의 역할은 선진 기술의 빠른 습득과 관련해 존재가치가 평가됐지만, 고용이 수반되지 않거나 또는 빠른 선진 기술의 습득능력이 우선시되지 않는 창조경제 시대에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인재 양성이 대학의 존재가치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방향과 가치관을 경제성장을 위한 대학의 역할 2.0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에 충실한 고등교육은 국가 경제 발전에 원동력이며, 곧 경쟁력의 시너지가 될 것이다.

□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행하는 계간 <대학교육> 제187호(2015.01-02-03)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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