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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실패의 고통에서 비롯된다.
성공은 실패의 고통에서 비롯된다.
  • 교수신문
  • 승인 2014.12.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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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공재민 광주과학기술원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박사후연구원

▲ 공재민 박사후연구원
금요일 늦은 오후, 커피 한잔을 들고 1층으로 바람 쐬러 내려가는 길에 엘리베이터 벽에 붙은‘노벨상 수상자가 본 기업가와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는 특강 홍보 포스트를 보게 됐다. 학자적 관점에서 최정점에 서있는 노벨수상자가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가의 정신을 어떻게 이야기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갔지만, 기존 강연들의 관점과는 다른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 손에 든 커피 한 잔과 함께 곧장 강연장으로 걸어갔다.

강연장에는 늦지 않게 도착했지만, 그 곳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로 기득 차 있었고 앉을 자리가 없어 뒤쪽 벽에 등을 기대며 자리를 잡았다. 곧 나이가 지긋한 연사 한 분이 들어오셨고, 2011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라는 소개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강연은 시작됐다.  ‘Passages to Innovative and Entrepreneurial Society’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강연은 1시간 남짓 진행됐다. 강연은 잘 구성됐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들을 아주 쉽게 효과적으로 잘 전달해 줬다.

인구 분포의 현실과 고급인력의 필요성, 그리고 후속세대에 대한 과학교육과 매력적인 과학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 등 다양한 것들을 포괄적으로 기업가 정신과 창업으로 잘 연결될 수 있게 설명해 주셨다. 하지만 사실 박사과정을 갓 마치고 박사후과정에 있는 왜소하고 작은 지금의 나에겐 강연 내용과 주제는 너무 거대하고 복합적인 관계를 요구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강연에서 전달받은 정보로 당장 실행할 만한 부분이 별로 없어 보였다. 솔직히 와 닿는 부분이 없었다.

발표 막바지에 강연자의 노벨상 수상 성공담(?)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됐고, 주섬주섬 벗어 놓은 외투를 챙겨 입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우연히 연사와 눈이 마주쳤고, 이것만은 기억해 달라고 했다(내 착각일 수도 있고, 나에게만 한 말은 아니겠지만).“ Failure OK. Start again.”

누구나 잘 알고 있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귓등으로 듣고 흘릴 수 있는 말이지만, 누구나 잘 알고 있다시피 누구나 실천할 수 있고 계속해서 실천해 나간다면 성공을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다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시작하는 것을 망설이게도 하지만 연사는 이런 말을 첨언했다. 그 실패의 두려움이 너의 것인지 아니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함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생각해보라는 것. 그리고 실패는 거기서 멈출 때 실패가 되지만 계속 실천해 나간다면 그것은 소중한 경험이 되고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

이 강연에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메시지이며, 요즘 마윈의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있어 가장 크게 와 닿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고입 재수생에 대학 삼수생에다 월급 만오천원의 영어강사에서 자산 26조원의 중국 최고 부호로 거듭난 알리바바의 마윈 또한 최고의 성공 원칙으로“절대 포기하지 않고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있게 앞으로 나가는 것”을 꼽았다.

더 중요한 점은 미래의 성공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이전에 경험한 실패의 고통에서 비롯된다는‘사실’이다. 노벨 수상자가 외친 그 짧은 두 문장은 나로 하여금 마윈의 ‘현실’은, 나의‘현실’은 같을 수 없지만 그들의‘사실’과 나의‘사실’은 같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선사해 줬다.

여러 각자의 사정으로 현실에 안주한 나를 포함한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과 사실을 공유함으로써 자신만의 꿈을 자신을 믿고 실현해 나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공재민 광주과학기술원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박사후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박사를 했다. 연구 분야는 유기물 및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이며, 현재 소자의 효율 향상과 수명 연장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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