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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시작하는 ‘젊은 과학자의’ 고민들
연구를 시작하는 ‘젊은 과학자의’ 고민들
  • 고효진 서강대 화학과 박사과정
  • 승인 2014.05.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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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_ 고효진 서강대 화학과 박사과정

▲ 고효진 서강대 화학과 박사과정
이제 막 박사과정을 시작한 학생으로서, 또 한 사람의 젊은 연구자로서 고민 몇 가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실험에 치이면서도 항상 생각하게 되는 문제들이면서 많은 젊은 연구자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들이다. 이미 이러한 과정을 거친 선배님들께서는 어떻게 합의점이나 결론을 내고 연구를 하고 계신지 궁금한 이슈들이다.

학부 연구생으로 연구실에 미리 들어와 있었고, 자연스럽게 석사과정을 시작했을 때는 한 치의 고민도 없었다. 사실 그 때는 지도교수님 또는 박사님과 선배님들이 이끌어 주는 대로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석사과정이 끝나갈 때쯤 박사과정 진학을 고민하며 시작하기 두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스스로 연구를 설계하고 진행하고, 책임을 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야기 하는 고민들은 모두 이러한 연구주제를 정할 때 하게 되는 고민,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어떠한 연구자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다.

첫째, 가치가 있는 연구인가.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항상 과학자란 자연의 이치를 탐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논문을 검색하다 흥미로운 콘셉트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가득한 연구결과를 접할 때면 놀라우면서도 굉장히 즐거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실험을 할 때도 내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재미가 없으면 완전히 몰입하기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더 높은 영향력이 큰 저널이 내 논문을 받아줄 것인가 고민하지 않고, 나도 다른 과학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

둘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연구인가.
이러한 연구가 나 자신의 지적인 만족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연구였으면 좋겠다. 학문적으로 뛰어난 연구성과들이 실제 우리 삶에서 사람들을 돕는 것을 보면 이야 말로 과학하는 사람의 보람이고 또 하나의 소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연구도 나중에 실제 우리의 삶에서 누군가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작게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셋째, 이러한 연구 주제로 job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나에게 닥친 가장 현실적인 고민은 박사과정 동안의 이러한 연구 주제와 성과로 나중에 job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기업체든, 연구소든, 학교든 내가 한 연구 결과와 방식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 연구자로서 그 직업을 가지고 육아와 출산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게 할 것인가도 항상 고민하게 된다.

사실 이것들 외에도 주위에서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연구자들을 보면서 항상 나는 어떤 연구자가 되고 싶은가 고민하게 된다. 그 중 위의 세 가지는 나처럼 이제 막 연구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들이 공유하고 있을 주제들이라고 생각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매일매일 닥친 일들을 처리하기 바빠 허덕이면서도, 잊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항상 고민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

고효진 서강대 화학과 박사과정
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한 종이 기반의 디지털 미세유체칩, 그리고 단백질과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self-shaping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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