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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물리학을 만나다
심리학, 물리학을 만나다
  • 양명숙 한남대 일반대학원 상담학과
  • 승인 2014.05.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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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 칼럼_ 양명숙 한남대 일반대학원 상담학과

양명숙 한남대 일반대학원 상담학과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양자심리학(Quantum Mind)’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우선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리상담자이자 융합학문의 대가인 아놀드 민델 박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민델 박사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하고 아인슈타인의 발자취를 따라가기 위해 ETH(the Eidgenosiche Technische Hochschule)에 입학해 1961년 6월 13일 스위스 취리히에 도착했다. 민델 박사가 취리히에 도착한 날은 융(Jung)이 세상을 떠난 지 1주일이 되는 날이라, 취리히는 온통 융에 대한 이야기로 넘쳐났다.

그러나 이 당시 민델 박사는 융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으며, 단지 아인슈타인의 뒤를 이어 물리학자가 되고자 했다. 어느 날 민델 박사는 꿈을 꾸게 됐다. 이 꿈에 융이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아니(Arny: 민델 박사의 애칭), 자네 인생의 과업이 무엇인지 아는가? 자네 인생의 과업은 심리학과 물리학의 관계를 찾는 것이야.” 이 꿈에 대해 분석을 받아 본 결과, 융이 민델 박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라는 해석을 받았다.

그러나 그 당시 다른 과학자들이 그랬듯이 민델 박사도 꿈의 메시지를 부정했지만, 어느새 1969년에는 융 분석가 자격증과 더불어 1971년에는 동시성(synchronicity)에 관한 논문으로 유니온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민델 박사는 언어학, 공학, 물리학 그리고 융 심리학을 바탕으로 과정지향 심리학(Process-oriented Psychology)을 창시했으며, 다시 이를 프로세스 워크(Process Work)로 개칭해 현재 미국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세계의 평화를 위한 갈등조정에서부터 집단상담 그리고 개인상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연구와 임상 그리고 교육에 임하고 있다.

민델 박사가 창시한 과정지향 심리학은 인간을 상태지향적인 관점보다는, 현상학과 실존주의 철학에 바탕을 두는 과정지향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패러다임이다. 이 새로운 관점은 심리학과 물리학 그리고 초자연주의를 통합해, 현대 물리학의 경험주의적 관점에 기초를 두면서도 초월영성적인 접근으로 통합한다. 즉 서양의 자연과학인 물리학과 인문과학인 심리학을 비롯해 동양의 신비주의와 초월영성적인 도의 관념들과도 통합하는 융합학문이다.

이에 ‘양자심리학(Quantum Mind)’란 무엇인가? 이 양자심리학은 2000년에 드디어 1961년 민델 박사가 꿈을 통해 융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던 과업 즉 심리학과 물리학을 통합하기 위해 출판했던 책 『Quantum Mind』를 2010년에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탄생한 이름이다. 이 책은 한남대의 동료인 화학 전공의 이규환 교수님과 공동 번역서로 출간되게 됐다. ‘양자심리학’이란 민델 박사의 과정지향심리학 내지는 프로세스 위크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Quantum Mind』의 내용을 의미한다. 특히 이 책에서 민델 박사는 양자물리학을 바탕으로 초자연주의에 접근하면서 우리 인간의 알아차림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민델 박사와의 인연을 돌아보면 다음과 같다. 필가 2004년 연구년을 준비하던 중에, 서울에서 프로세스 워크를 만나게 됐고, 이를 계기로 2005년 9월부터 포틀랜드의 프로세스 워크 연구소에서 수학하게 됐다. 이로서 민델 박사 부부와의 개인적 인연과 더불어 학문적 인연도 시작됐다.

필자가 이규환 교수님과 더불어 민델 박사의 저서들을 번역(『관계치료:과정지향적 접근』2011; 『양자심리치료』2013)해 한국에 소개하는 것은 심리학과 물리학을 통합해 서양의 방법론으로 동양의 형이상학에 접근하는 민델 박사의 통합능력과 더불어, 동양을 중심으로 발달해 온 마음에 대한 연구를 바로 우리 한국인의 정서와 마음을 중심으로 임상차원에 접근하기 위한 ‘한국의 상담학’을 구축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시작했다. 최근에는 민델 박사의 2010년 저서인 『ProcessMind』를 번역했으며, 출간 준비를 하고 있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와 더불어 새로운 학문을 접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학문을 정립해 나가는 다리 역할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 민델 박사의 연구와 임상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www.processwork.org 를 검색해 보기 바란다. 

양명숙 한남대 일반대학원 상담학과
독일 뒤셀도르프대에서 박사를 했다. 한국상담학회 학술위원장을 맡아 ‘상담학 총서 시리즈’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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