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4:50 (토)
是非世說_ 이베이(eBay)
是非世說_ 이베이(eBay)
  • 김영철 편집위원
  • 승인 2013.06.17 13: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베이(eBay)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경매 사이트다. 1997년에 처음 선을 보였으니까 햇수로도 20년이 가까운 중견업체다. 이베이가 온라인 경매를 수단으로 처음 선을 보였을 때 전 세계적으로 반응은 대단했다. 시스템 자체가 당시로는 경이적이었다. 초 단위의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경매는, 글로벌적인 관점에서 시공간을 뛰어 넘는 판매 방식이라는 점이 우선 그랬다. 그리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이메일을 통신 기반으로 삼아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스템은 상거래와는 별도로 펜팔(PenPal)하는 느낌을 주면서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베이도 많이 변했다. 사용자(user)가 전 세계적으로 수억명에 이르고, 하루 등록·거래되는 물품만 200만 개가 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는 거래상의 여러 문제를 수반하니 이런 점을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이 전보다 편리하지만 좀 복잡해진 측면도 있다. 등록물품, 즉 아이템 카테고리의 다양화라든가, 온라인을 통한 지불방법, 통신수단을 이베이 관리의 메시지로 하는 점은 편리해진 측면이지만, 경매과정과 종료 후 절차와 방식이 엄격해졌다든가 분쟁 해결조치 등은 좀 복잡해졌다. 특히 영어가 공용어이니 만큼 비영어권 유저들에게는 이런 복잡한 점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는 이베이 사용자의 변화도 한 몫을 한다는 생각이다. 이베이는 원래 개인들끼리 취미나 기호품을 사고파는 온라인 경매로 연결된 경제활동 모델이다. 그런데 거래가 용이하며 재미있고, 경매를 통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기업 브랜드로서의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도 이베이 사용자가 많다. 이베이가 처음 생겼을 때는 수집가 등 취미와 기호 수준의 사용자들 소수였다. 그러다 차츰 이베이를 통한 경제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 사용자들의 수도 증가했다. 이베이가 국내 최대 경매전문 사이트인 옥션을 인수한 배경에는 이러한 측면이 있다. 국내에 이베이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이베이를 매개로 한 경제활동을 가르치는 전문기관도 생겨났고, 초보사용자의 이베이 활동을 수수료를 받고 대행해주는 사용자도 꽤 있다.

그저께 이베이를 통해 국내 문화재를 해외에 판매하다 덜미가 잡힌 일련의 사례가 있었는데, 이들 피의자들도 이베이의‘맛’을 익히 아는 노련한 사용자들일 것이다. 인사동 가계에서 문화재를 구입해 미국과 캐나다 등에 차익을 남겨 팔았다는데, 그 양이 수천 점에 이른다니 장난이 아니다. 모 씨의 경우 1천828점의 문화재를 1억4천여 만 원에 판매했다고 하는데 문화재 양은 많지만 산술적으로는 문화재 한 점당 10만 원 미만이라는 계산이 나오니, 이런 이베이 비즈니스를 통해 얼마만큼의 수익을 올렸고 어떤 방식으로 거래를 했는지가 사뭇 궁금하다.

이베이는 물품등록 및 판매, 그리고 판매대금 온라인 입금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데, 대략 합쳐 판매가의 8~9% 수준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계산으로 미뤄 이들이 이베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이들 문화재 중엔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도 포함되고 있다고 하니 금액을 산술적으로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우리 문화재를 해외로 밀반출하는 행위는 당연히 불법이다. 그러니 이들이 단죄되는 것은 마땅하다. 한편으로는 이들이 우리 문화재(일반 동산문화재)를 이베이를 통해 판매했다는 게 관심을 끌기도 한다. 사실 이베이에 들어가 ‘Korea’라는 검색어로 물품을 찾아보면 갖은 게 다 있다. 북한 것도 많다. 김일성 훈장을 비롯한 여러 훈장을 비롯해 우표, 지폐 등도 나와 있는데, 판매자는 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우리 유물도 더러 있지만, 가치나 값어치가 나가는 것은 보기가 쉽지 않고 허접스런 것이 대부분이다. 거래도 활발하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는 좀 색다른, 이베이를 이용한 ‘신종’의 문화재 반출사건인 셈인데 개인적인 상거래 수준은 한참 벗어난 것 같다.

김영철 편집위원 darby4284@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