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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의 출구는 방법론적 세계주의”
“사회과학의 출구는 방법론적 세계주의”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06.10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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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미래 사회 모색한 국제학술대회 개최

“20세기는 서양의 사회적인 큰 원리, 이념이 있었던 시기다. 그러나 21세기는 굉장히 다양한 요인들, 우발적 요소들에 의한 변화들이 이뤄지는 시기다. 예전과는 달리 동서양의 선진국과 후진국이 동시에 엮인 문제를 직면한 사회과학의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다.”

지난달 30, 31일 서울대 박물관에서 ‘삶과 인류의 후기근대적 대전환: 동서양을 넘어’를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를 조직한 장경섭 서울대 교수(사회학과)의 말이다. 그는 사회학이 선진국에서 후진국, 서구에서 동양이라는 예전의 일방적 관계, 기존의 방법론적 국가주의 개념을 넘어서는 방법론적 세계주의를 향하면서도 중국산 옷과 식자재가 전세계에 공급되며 발생시키는 미시적 현상과 거시적 현상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사회과학원(원장 백창재)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최병호), 한국사회학회(회장 정진성)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급속한 과학발전으로 인한 인간 실존의 몰락, 결혼, 섹슈얼리티, 출산력 등 재생산과 관련된 사회제도의 재정의, 노동시장, 복지국가, 가족의 구조적 위기에 당면한 21세기 사회과학의 반성과 새로운 분석틀 모색된 자리였다.

‘포스트-바디, 인구, 인류의 재생산’, ‘지구화된 삶의 양식과 제도’, ‘삶과 일의 새로운 (불)평등’의 세션으로 구분된 이번 학술대회에서 브라이언 터너 뉴욕시립대 교수는 「포스트-바디: 미래의 인구, 경제, 사회적 딜레마」 발표를 통해 “생명연장기획의 결과는 포스트-바디다. ‘자연적 신체’를 대체하는 것은 합성적 신체인데, 이는 약물과 의학기술로 개선된 뇌, 인공장기, 나노기술로 만든 기계와 컴퓨터로 보철한 인간장기의 집합체다. 요컨대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탈바꿈할 것이며 미래 사회에는 인간과 포스트-인간이 공히 존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150세 이상의 기대수명을 가진 인간에게 ‘불행의 신학’은 더 이상 무의미하며, 孝사상이 실종할 미래 사회는 생애주기, 인간적 성욕, 재상산, 세대적 정의, 가족에 관련된 통념들 일체를 발본적으로 다시 사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인간의 건강차가 타고난 운이 아니라 불평등의 결과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외란 테르보른 캠브리지대 석좌교수는「가로막힌 삶과 요절: 삶의 새로운 불평등」에서 “기대 수명과 건강의 차이가 인간이 만든 불평등이라는 경험적 증거가 쌓여가고 있으며 인과관계의 사슬이 명확해지고 있다”라고 말하며 전지구적으로 나타나는 생명 관련 데이터를 제시하고, 이를 선진국의 불평등 확대와 가족 패턴의 변화와 연관시켜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 사회학자들이 모인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 1, 2일 설악문화센터로 자리를 옮겨 21세기를 맞은 사회학의 과제에 대한 난상토론을 이어갔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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