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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_ 걷고 사색하고 건강해지자
원로칼럼_ 걷고 사색하고 건강해지자
  • 윤종완 상명대 명예교수·체육학
  • 승인 2013.04.0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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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완 상명대 명예교수(체육학)
독일 하이델베르크엔 ‘철학자의 길’이 있다. 하이델베르크대에서 교편을 잡은 철학자 헤겔과 야스퍼스가 자주 찾았던 길이다. 특히 칸트는 매일 정시에 이 길을 걸어 ‘칸트의 산책’이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유명한 이 오솔길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주 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부터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등산로와 산책길을 마련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우리 인간은 생애 80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평생 약 50톤의 음식물(예를 들어 쌀 6톤(밥 11만 공기), 소 6마리, 설탕 3톤, 과일 3.8톤, 어패류 3톤, 우유 3.4톤, 달걀 3만7천개 등)을 섭취한다고 한다. 그 50톤의 음식물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대원자로를 수 분 동안 가동시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로, 인간은 이 에너지를 적절히 소비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인은 섭취열량과 소모열량의 불균형으로 신체의 균형이 깨진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50개 항목 중 첫 번째가 바로 ‘많이 움직여라’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들은 ‘많이 움직이지 않아’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특히 우리 교수들은 지적활동을 많이 하는 관계로 그 어느 분야보다 적절한 신체활동이 요구된다. 따라서 필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걷기 운동을 적극 권장하고자 한다.

여러 운동 중에서도 걷기가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고 운동 효과도 매우 좋다는 것은 체육학자와 의사들의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미국의 항공우주의학연구소 책임자였던 쿠퍼 박사가 고안한 유산소 운동(aerobics)은 걷기나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활발한 신체활동을 통해 많은 양의 산소를 섭취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이 운동들은 누구나 쉽게,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으며, 경비가 적게 드는 반면 운동 효과는 좋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노르웨이에서 시작해 독일에서 뿌리내린 TRIMM 130이란 생활체육 캠페인은 운동을 통해 맥박수가 분당 130정도 되도록 하자는 슬로건이다. 우리의 평소 맥박 수는 분당 평균 60~80회지만,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밸 정도의 신체활동을 통해 하루에 한 번 평소 맥박보다 빠른 맥박을 유지해 혈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자는 것이 바보 TRIMM 130 캠페인의 핵심이다. 굳이 운동 강도, 운동 빈도, 운동 시간 등은 따질 필요 없이 각자 편한 대로 하면 된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는 좋은 생활습관만 있다면 건강은 항상 자신의 곁에 있다.

우리 몸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근육이나 관절은 전체 근육과 관절의 약 3분의 1 정도이며, 나머지는 신체의 유지, 생성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 나머지 3분의 2는 의도적으로 운동을 통해서 자극을 줘야 한다. 신체활동은 튼튼한 몸을 형성하고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준다. 사람의 몸은 25세를 정점으로 매년 1%씩 근력이나 지구력 등 모든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 50세가 되면 벌써 청년기보다 25%의 체력 저하를 가져와 각자 나름대로 체력 관리를 해야 한다.

케이티 앨버드라는 학자는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는 책을 낸 일이 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차를 이용하지 말고 걷자는 의미가 담긴 책이다.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가까운 거리에 아름다운 산과 강변이 있다. 이런 천혜의 조건을 충분히 이용해 아름다운 산과 강변을 걷고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사색하고 신체에 자극을 줌으로써 건강한 몸을 유지하자.

프랭클린은 ‘건강은 자신에 대한 의무이며 사회에 대한 의무’라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걷기를 통해 삶이 더 건강해지고 풍요로워지길 바라본다. 특히 대학에서 강의와 연구에 몰두하는 교수들에게 꼭 필요한 신체활동 수단인 걷기는 좋은 보약이다. 걷기에 편리한 캠퍼스를 가까이 두고 있는 우리 교수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걷기 좋은 봄날이 왔다. 새싹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걸으며 사색도 하고 건강해지자.

윤종완 상명대 명예교수·체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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