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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_ 푸드산업 인재교육에서의 장인정신과 글로벌 비전
교육단상_ 푸드산업 인재교육에서의 장인정신과 글로벌 비전
  • 김현숙 청강문화산업대·푸드스쿨 조리전공
  • 승인 2012.12.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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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청강문화산업대·푸드스쿨 조리전공
한국의 푸드 산업 시장규모는 140조원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하지만 외식산업의 급격한 성장 속에서 발생하는 외식업 종사자들의 프로페셔널 서비스 마인드와 자긍심 부족,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경쟁력 부족 등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들이다.

외식산업은 음식을 매개체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산업이지만 그 근본에는 음식을 사랑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마인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청강문화산업대는 외식산업의 질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융·복합형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자 2013년 푸드 스쿨을 새롭게 시작한다. ‘인성과 창의력을 갖춘 푸드 산업 전문가 양성’을 푸드 스쿨의 비전으로 삼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이 갖춰야 하는 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개인적으로는 유럽과 일본에서 경험한 호스피탤리티(hospitality)와 선진 식문화 교육 시스템의 노하우를 접목하는 데 열정을 다하고자 한다.

세계적 명문인 스위스 글리옹 호텔관광경영대학에서의 3년간은 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새롭게 정립한 시기였다. 졸업하면서 ‘자신감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것을 알게 됐고, 이 세상 어디에 가더라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을 갖게 됐다. 수업의 공식 언어였던 영어와 불어는 물론 나의 제2의 외국어가 됐다. 그곳에서 지도하던 교수들을 통해 ‘호스피탤리티 교육에 있어서의 장인정신’과 전문직업인으로서의 프로페셔널이란 어떤 것인지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다.

글리옹 호텔관광경영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외식산업과 호스피탤리티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덕분에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세계 최고의 프랑스 요리사 가운데 한 명으로 미슐랭의 스타 셰프인 ‘알랭 듀카스’ 일본법인에 스카우트 됐고, 세계 3대 명문교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조리 및 제과 제빵 교육기관인 ‘츠지조 그룹’과 7년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내가 스위스의 글리옹에서 느꼈던 ‘자신감’의 감동은 일본의 츠지조 그룹의 교수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새롭게 다가왔다. 츠지조 그룹의 교수들은 내가 교단에 서서 우리나라의 인재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귀감이 됐다. 츠지조 그룹의 교수는 프로가 아니면 교단에 설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일단 교단에 섰으면 학생들에게 인사하기, 청소하기, 유니폼 입는 법 등과 같은 기본 중의 기본부터, 최고의 전문기술까지 정말 모든 면에서 스스로 모범이 되고자 노력하고, 철저하게 지도한다.

전문기술은 단지 칼질이나 조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외국어, 식문화와 역사 및 이문화 교류에 걸쳐 넓은 범위의 경험과 전문지식으로 무장한다. 이러한 깊고 넓은 교양과 전문지식은 700여권의 조리와 제과제빵 분야 교재는 물론 식문화 전반에 걸친 출판물로 재탄생 돼 일본을 미식의 대국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나는 푸드 산업의 선진 교육 시스템을 통해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교육에도 철저한 기본기와 깊고 넓은 전문지식을 갖춘 ‘장인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통감했다.

푸드 산업의 무한한 시장 잠재력은 이제 더 이상 한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자국의 식문화를 세계화하는 데 성공한 나라들은 오래 전부터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전문교육기관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춘 프로 셰프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해 자국의 식자재 수출까지 리드함으로써 식품산업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그러므로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푸드 산업계의 리더로서 당당하게 활약하고,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내실 있는 커리큘럼과 최적의 교수법을 준비하고, 대한민국 푸드 산업의 국격을 높이는 교육의 장인정신을 잊지 않기를 다짐해본다.


김현숙 청강문화산업대·푸드스쿨 조리전공
글로벌 식문화 및 푸드 비즈니스 모델 전문가. 알랭 듀카스 그룹 일본법인 컨설턴트, 일본 츠지조 그룹 교육사업 한국 마케팅 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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