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해외 지역연구 선도하는 기관 되고 싶다”
“해외 지역연구 선도하는 기관 되고 싶다”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2.11.07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_ 최관 고려대 일본연구센터 소장

국내 학계에도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일본을 연구하는 대학 부설 연구소가 전국에 15개쯤 있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고려대 일본연구센터가 인문한국(HK) 사업 해외지역 분야에 선정되면서 ‘일본 연구의 세계적 거점 구축’을 어젠다로 제시한 데는 이러한 고민이 묻어있다.

국내서는 처음 출간된 『일본문화사전』을 들고 포즈를 취한 최관 고려대 일본연구센터 소장(일어일문학과).
“분야별로 움직이다 보니 정작 일본과 관련해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제시하기 힘들었다. 진정한 의미의 일본 연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분절된 일본 연구를 종합적,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다.” 최관 소장(54세, 일어일문학과·사진)의 설명이다. 일어일문학과와 사학과가 함께 만든 연구소라 인문학적 전통이 강한 데다 사회과학까지 받아들였다. 현재 3명인 HK교수의 전공도 경제학, 역사, 대중문화로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고 있다.

일본 연구의 세계적 거점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역점을 둔 것은 자료 축적이다. 지난 해 초 나온 『한반도·만주 일본어 문헌 목록집』과 『목차집』은 일본 학계를 놀라게 했다. 사전 작업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초로 『일본문화 사전』을 펴낸 데 이어 『재조 일본어 사전』, 『재일동포 사전』을 준비하고 있다. “자료 축적도 되지만 연구의 주도권을 쥐는 역할도 한다. 연구업적 내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외국을 연구할 수 있는 토대 연구, 연구 자료 축적이 안 돼 있다. 토대 연구를 할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하게 되면 우리가 연구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는 『한반도·만주일본어 문헌 목록집』과 『목차집』, 『저팬 리뷰 2012: 동일본 대지진과 일본』, 일본 리츠메이칸대와 도시샤대에서 교재로 사용하는 『인문과학과 일본어의 접점』은 연구 성과의 발신이라는 측면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 자생력 확보 차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 저작권을 갖게 돼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HK사업이 반환점을 돌았다. 연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생력 확보가 필요하다. 조만간 특별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다.”

고려대 일본연구센터에서 출간한 『한반도·만주 일본어 문헌 목록집』과 『목차집』은 일본 학계를 놀라게 했다. 내년 2월 일본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세계적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일본 연구를 한일 간의 시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전 세계 속에서의 한일 관계, 동아시아의 시각에서 일본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1단계 일본에 이어 2단계에서 중국, 대만의 연구기관과 학술교류를 강화한 이유다. 3단계에서는 미국·유럽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은 일본 학자들이 객원연구원으로 오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의 저명한 학자가 와서 공동연구도 하는” 그 날을 꿈꾼다.

고려대 일본연구센터의 시선은 단순히 일본 연구의 세계적 거점에 머물지 않는다. 최 소장은 “강대국 사이에 둘러싸인 한국은 해외 연구를 통해서 발전해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나라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연구할 때도 통용될 수 있는 연구방법론을 구축해 해외지역연구를 선도해 나가는 연구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