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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의 대안으로서 디지털 교과서
미래교육의 대안으로서 디지털 교과서
  • 박경석 경인교대·스포츠교육
  • 승인 2011.05.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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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박경석 경인교대·스포츠교육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전자책 시장 규모가 2011년 10억 달러(약 1조7천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미국의 전자책 시장은 4억4천만 달러 규모로, 종이책 시장의 10% 수준으로 성장했다. 한국전자출판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자출판 시장 규모는 6천908억원으로 보고됐다. 이는 전 세계의 출판 시장이 전자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과서 시장도 이러한 흐름에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2007년 디지털 교과서 상용화 정책을 발표하고 4년이 지난 지금도 디지털 교과서 상용화 정책은 논란은 겪고 있어 우리 사회의 정책결정 흐름이 얼마나 늦은지를 체감하게 한다. 2007년에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교과서 상용화 정책에 따라 시범학교를 선정하고 디지털 교과서가 기존 서책형 교과서에 비해 어느 정도나 학습효과가 있는지, 디지털 교과서에 적합한 교육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현재까지 검증해 왔다. 각종 디지털 교과서와 관련된 연구결과들은 동영상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자료의 활용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좋다는 점에는 의견이 모아졌지만, 수업 성취도와의 상관관계에 있어서는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특히 많은 현장 교사들은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교육내용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에 관심이 쏠려있는 분위기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교과서의 지속적 추진이냐 좌초냐를 두고 열띤 난상토론이 벌어질 때 디지털 교과서의 효과성 검증은 차치하더라도 디지털 교과서 개발조차 시도하지 못한 교과가 있으니 바로 체육이다. 따라서 이러한 찬성과 반대 측의 난상토론이 한없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서책형 체육 교과서의 한계

서책형 체육 교과서의 경우 ‘읽히지 않는 베스트셀러’로 인식되며, 다른 교과에 비해 수업시간에 그 활용도가 매우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는 많은 교사들이 체육 교과서를 단지 이론수업과 시험용 교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교실 수업에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들이 운동장에서 수업할 때 사용하기 불편하고, 교과서가 학습 안내자의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 활용이 미흡하다고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체육 교과서의 활용도 부족 문제는 지도교사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학생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저해하는 교과서 내용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체육교육 전문가들 중 소수는 체육 교과서를 아예 없애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서책형 체육 교과서의 문제점은 다른 교과서에 비해 매우 심각하다. 그러나 디지털 교과서에서는 기존 서책형 체육교과서가 담고 있는 평면적인 체육활동내용의 나열을 지양하고 신체활동과 관련된 동영상 및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의 제시만으로도 학생들로 하여금 신체활동에 관한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디지털 교과서의 근원인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재가 되기에 불충분하다.

지난해부터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디지털 스토리텔링 중심의 체육교과서 원형 개발’의 고민은 바로 서책형 교과서와의 차별성이 부족한 현재의 디지털 교과서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있다.

스토리텔링과 스포츠 교육

현재의 디지털 교과서 개발과정에서 도출됐던 문제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분석해 새로운 차원에서 디지털 교과서의 원형을 제시해 보는 것이다. 오랜 시간과 재정적 지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체육 전문가와 교육공학 전공자들이 모여 새로운 발상을 공유하고 개발-수정-개발의 순환적 연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이 아니었으면 쉽게 엄두를 내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해하기로 유명한 스토리텔링을 체육수업현장에, 그것도 디지털 교과서에 녹여내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그것은 교육적 사고방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단순한 체육내용 전달 체제를 지양하고 체육 및 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를 디지털 기술로 녹여내 학생들이 일상에서 겪게 되는 체육을 새롭게 재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

디지털 교과서는 처음부터 교육현장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아니라 정보화 사회에 대응하는 인재양성이라는 사회적 요구에서 출발한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보다는 자기주도 학습, 능동적인 학습태도 등의 측면에서 디지털 교과서의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교과서는 정보통신기술(ICT) 활용교육의 연장선으로서 변화나 새로운 매체의 활용 측면뿐만 아니라 미래 교육을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체계적인 접근과 함께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박경석 경인교대ㆍ스포츠교육
한국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인교대에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중심의 체육교과서 원형 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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