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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肉聲] 대학이 지성의 전당이라면 …
[肉聲] 대학이 지성의 전당이라면 …
  • 정영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1.02.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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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 총장들의 행태를 목도하면서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가 생각났다.
피히테는 칸트의 관념론을 계승하고 철학사에 불멸의 자취를 남긴
독일의 대표적 철학자이자 교육자다. 그는 자신의 철학적 입장에 입각한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란 논제의 유명한 강연을 통해, 당시 프랑스의 침공으로
사기를 잃고 갈피를 못 잡던 독일 민족의 역사적 사명과 인간의 양심을 일깨우고
새로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해, 독일 국민을 일치단결시키고 국민정신을 진흥시킨
인물이다. 그가 바로 근대적 대학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베를린 대학의 초대 총장이다.
“인간의 내면에서부터 생겨나고 내면에 뿌리를 내리는 학문만이
인격을 형성할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지식이나 말이 아니라 인격과 행위이다.”
독일의 교육사상가 훔볼트의 말이다. 대학 총장은 우리 사회의 최고 지성으로서
단순한 대학 경영자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이들이 비록 뛰어난 사교력과
정치력으로 총장의 위치에 올랐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부여한
최고의 지성이란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그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경구가 바로 이 말이 아니겠는가.

 

정영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한국사회』(산지니, 201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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