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45 (토)
[딸깍발이] 기후변화에 맞선 아시아
[딸깍발이] 기후변화에 맞선 아시아
  • 김해동 편집기획위원 / 계명대·환경학부
  • 승인 2010.06.22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해동 편집기획위원 / 계명대·환경학부

올해 4월 6일에 IPCC의 제2 실무그룹의 제4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요약본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표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 6년간 전 세계 130개국의 과학자 2천500여명이 참여해 작성됐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서 온실기체 저감노력과 기후변화 적응대책이 충실히 실천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해서 작성된 미래의 지구환경 시나리오는 매우 암울하다. 시나리오가 담고 있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표면의 기온이 1990년 대비 1.5~2.5도 상승할 경우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양서류를 포함한 생물종의 20~30%가 멸종의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보다 1도 정도 기온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경에는 최대 17억 명이 물 부족으로(대부분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데, 아시아에서 최대 10억 명, 아프리카에서 최대 6억 명이 물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됨), 최대 3천만 명이 기아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암울한 피해는 특히 빈곤지역과 빈곤층에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이들 계층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내몰려 있으면서도 사회·경제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극화의 해소와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 장치를 갖추는 것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중요한 적응대책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천범람으로 홍수와 해일피해가 늘어 큰 위험에 놓이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지역, 군소 도서지역 및 인도의 갠지스강과 중국의 주장강 하구 삼각주의 인구 밀집지역 등이 이에 속한다. 또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를 갖는 방글라데시는 국토의 해수면고도가 낮고 여름철 몬순 강우지대에 위치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극심하게 받고 있는 국가이다. 그럼에도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속수무책으로 있는 실정이다.    

    보고서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서 인류가 설령 온실가스 배출량을 성공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후시스템의 관성으로 인해 향후 수 십 년 동안에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도래는 이제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적응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국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적응대책의 수립에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규모가 작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경제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놓여 있어 빠른 경제성장을 지속시키고자하는 입장에 놓여있다. 그래서 경제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상업적 영농을 확대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과 원시림을 포함한 자연환경의 파괴가 빠르게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의 양대 대국인 인도와 중국에서 더욱 그러하다. 중국의 경우에 1990년대 초에는 석탄소비가 연간 약 10억 톤 규모였지만 오늘 날에는 23억 톤에 이르고 있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의 용량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2017년까지 GDP를 현재보다 4배로 확대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에 소요되는 에너지 사용량은 에너지효율 개선 등의 방법으로 현재의 2배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한다. 중국의 온실기체 배출량 증가는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해 갈 것이다. 그 결과로 수년 이내에 미국을 추월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1위가 될 것이다.

    석탄사용의 급증은 이산화탄소 배출증가의 문제뿐만 아니라 황산화물과 수은과 같은 유독 중금속을 배출해 대기, 수질, 토양오염을 심화시키고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중국의 석탄사용의 영향으로 인체의 수은농도가 다른 국가의 국민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환경부에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실정에 있다.

    아시아의 시민들은 막무가내식의 경제개발 논리를 거부할 수 있는 의식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국제기구와 시민단체들은 이들 아시아 시민들이 지구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대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김해동 편집기획위원 / 계명대·환경학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