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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소음과 캠퍼스
[대학정론] 소음과 캠퍼스
  • 오재응 논설위원 /한양대·기계공학부
  • 승인 2010.05.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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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응 논설위원 /한양대·기계공학부
최근 생활수준의 향상과 웰빙 문화의 영향으로 소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소음은 더 이상 생활이나 제품의 선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소음이 작은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선호하고 음질이 우수한 MP3플레이어를 구입하기도 하며 좋은 노래를 들으려 콘서트장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처럼 소리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부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돼있다. 얼마 전 학교 교정을 걷다가 MP3플레이어를 듣는 학생을 지나친 적이 있다. 소리크기가 어찌나 크던지 그 음악소리가 스쳐가는 나에게도 무척 큰 소리로 들려 놀란 적이 있었다. 최근 장시간 동안 큰 소리로 MP3플레이어를 듣는 사람들의 청력에 이상이 생겼다는 외국의 연구발표가 있었다. 단지, MP3플레이어에 한정된 연구 발표였지만 이는 우리는 주변에 노출된 모든 소음이 인체에 해를 끼치는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소음이 우리 몸에 끼치는 해는 크게 생리적 영향, 심리적 영향, 생활 방해를 들 수 있다. 소음으로 인한 청력손실은 가장 직접적인 소음의 영향으로, 일반적인 젊은 성인 남성의 80dB(A)이상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內耳내의 감각신경의 기능장애가 발생한다. 耳신경은 신체내의 다른 신경보다 회복속도가 현저히 낮아 기능을 상실할 수 있으며 청각장애 외에 난청, 맥박과 혈압의 상승, 소화운동의 억제 및 순환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소음의 심리적인 영향으로는 소음의 고주파, 순음, 충격음 및 간헐음 등이 두드러졌을 때, 예기치 못한 소음이 발생하거나 소음발생 원인을 모를 때 불쾌감을 증가시켜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하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 또한 95dB이상의 소음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작업능률의 저하, 수면방해, 휴식 방해, 의사전달 방해 등 생활 방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한편, 소음진동문제는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빠른 속도로 산업화가 추진돼 공장이 건설되고, 이에 따른 도시화로 좁은 지역에 많은 국민들이 밀집해 생활하면서 계속적으로 발생돼 왔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수출증대를 통한 국가발전이 우선이라는 명제에 묻혀 일부 지역에서만 민원을 제기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후 1980년 후반 민주화가 진행됨에 따라 환경문제, 특히 소음진동 민원이 봇물처럼 터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국민의 소득 수준이 증대돼 향상된 삶의 질을 영위하려는 욕구가 커지자 과거보다 더욱 정온한 환경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도시가 발전할수록 쾌적한 주거환경을 달성하기 위해 재건축 사업추진 지하철망 확충에 따른 도심지 인구밀집지역에서의 건설사업, 큰 소음을 유발하는 고속철도 건설, 과도한 자가용 이용 등으로 인해 소음진동 문제가 감소되기는커녕 오히려 불에다 기름 붓는 격이 돼 확산된 것이다. 이러한 소음진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를 중심으로 정부 관련부처 및 학계, 산업계 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여러 행정적 조치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기술 개발도 상당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행정적 조치나 기술개발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은 소음진동에 대한 국민의식 제고이다. 어차피 법적인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국민 각자가 타인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소음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홍보의 확대를 통한 성숙한 시민의식의 고취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대학 캠퍼스 내에서 번번이 발생하는 오토바이 소음, 공연 및 집회 시 확성기 소음, 휴대폰 소음 등 우리 주변의 소음을 스스로 줄여 나감으로써 정온한 생활이 방해 되지 않도록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우선 돼야 할 것이다.

오재응 논설위원 /한양대·기계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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