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03:45 (일)
[대학정론] 다시 보는 국제화
[대학정론] 다시 보는 국제화
  • 오재응 논설위원 /한양대·기계공학부
  • 승인 2009.11.23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재응 논설위원 /한양대·기계공학부

국내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대학들은 외국 주요대학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외국 석학과 학생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명문대 분교를 유치하고, 해외유명 기관들과 공동연구소를 개설하고 영어강의 비율을 크게 높이며 외국인 교수를 임용하는 후속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수·학생을 파견하고 교류하는 협정을 속속 맺고 있다.

다양한 측면에서 국제화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지만 ‘근본을 모르는 뿌리 없는 맹목적인 글로벌은 모래 위에 성을 짓는 것과도 같다’며 ‘찬란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우리민족도 살리고 세계역사에도 기여를 할 수 있는 것’ 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국내 유수 기업에서의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쌍방향 국제화를 진행중인 학교도 있다. 유학생을 능동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 국제교류팀 산하에 유학생 지원센터를 운영해 별도의 상담과 학사지도를 한다. 입시에서도 국제화 선도 글로벌 리더 전형으로 유학생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영어교육 전용 강의실을 신축하고 도서관에 영어 랩과 잉글리쉬 라운지, 카페 등을 설치해 영어말하기 교육의 전기도 마련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 현실에 한 클래스에 70~80명 학생을 두고 과연 영어강의가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

글로벌 시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둘러싼 각국 정부와 대학의 경쟁이 치열하다. 전쟁을 방불케 한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교육·사회적 교류 활성화는 물론 수익 창출, 학생 자원 부족 해결 등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세계는 지금 ‘해외 학생 모셔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 유치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개선도 요구된다. 대학들은 입시전형, 복지혜택 등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무분별한 외국인유학생 유치 등 국제화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들 마다 명확한 국제화 목표와 전략을 정립해야 한다. 예를 들면 유학생 수 늘리기에만 매달릴 경우 양질의 교육, 복지혜택을 제공할 수 없어 대학의 수준이 저하됨은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국가 이미지도 크게 실추될 수밖에 없다.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유학생 유치로 인한 국가의 이미지 손상 및 대학 문화에 해가 돼서도 안 된다. 과연 유학생은 영어강의를 제대로 들을 수 있도가도 유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학사관리 등이 허술하거나 실력이 미흡한 학생에게도 학위를 남발하게 된다.

최근에 영국 일간지 <더 타임즈> 의 평가에서 외국인 교수·학생 항목의 배점이 각각 5%씩 총 10% 로 돼있지만 자질을 불문하고 입학을 원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무제한 수용하게 된다면 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보장하기 어렵다. 외국인 교수도 턱없이 부족하고 ‘국제화 평가 지수’를 절대 기준으로 보지 말고 가이드라인 쯤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한국대학들의 국제화는 갈 길이 멀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왜냐하면 최근에 공대 교수들조차 국제화 평가 지표를 의식해 해당 학문의 정통 학술지를 마다하고 저마다 사이언스, 네이처지 게재를 목표로 연구에 몰입하는 풍토는 지양돼야 한다. ‘각자가 속한 영역에서 최고의 저널에 우수한 논문을 싣겠다’는 자세가 필요 하다.

최근 국내외 언론사가 대학평가에서 국제화 부분 평가를 도입한 이후 대학 총장들은 이구동성으로 ‘국제화’를 화두로 삼고 있다. 정부도 우리나라 고등교육을 국제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국제화 지표를 마련 할 때 교육과정 공동운영 대학 수, 외국인 유학생 수, 기숙사 시설 등 정량적인 평가부터 질적 수준까지 고려한 국제적 표준을 설정하고 지표들을 개발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재응 논설위원 /한양대·기계공학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