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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思] 자원공학도의 미래
[學而思] 자원공학도의 미래
  • 강대우 동아대·에너지자원공학과
  • 승인 2009.10.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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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에서 28년간 공학교육을 담당하며, 또 수많은 외국의 공학교육의 현실을 접하면서 느끼는 소회를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경제개발을 시작해 공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그간 공학교육은 경제의 발전만큼이나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것은 시대가 어떤 특정 학과를 요구할 때도 있었고 특정분야로 학생들의 쏠림현상도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치닫는 일부 전문계열의 무작정 지원이 공학교육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교육당국의 정책이나 일부 정치적 인사들까지도 시대의 흐름에 지나치게 휩쓸려 우리나라 공학교육을 기형적으로 만들었고, 공대기피현상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개발붐에 편승해 건설공학과 섬유공학 등 광산공학이 인기를 누리다가 1980년부터는 전자공업을 육성하자 이들 학과들은 점차 인기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 나라의 산업발달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위해 육성돼야 할 공학교육은 이렇게 이뤄져 왔다. 여기에 교육당국의 안이한 정원늘려주기는 각 대학의 요구가 아무리 거세다 할지라도 돌이켜보면 정책의 실패라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요구로 대학을 늘렸던 것은 국회의원들의 거친 외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책당국의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그것이 공학교육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100리를 내다봐야 할 교육당국은지금의 현실을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웃나라 중국의 4년제 대학 교육정책을 보자. 흑룡강성이나 산시성 및 협서성 등에도 약 4천개 가까운 광산이 존재하지만 광산의 기술자를 양성하는 대학은 불과 4개 대학밖에 없다. 이 대학들의 정원도 한 학년이 전부 1천200명 수준이다. 광산이 약 4천여개 인데도 이 정도 정원이면 얼마 되지 않는 숫자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자원공학분야는 어떠한가. 자원에너지 기술자를 양성한답시고 지금 전국대학 입학생 정원이 한해 500명에 이른다. 자원공학 출신이 갈 수 있는 광산이 20여개밖에 안 되는 현실에서 말이다.

    19080년부터 자원공학이 쇠퇴의 길로 들어설 때는 정부 교육당국이 방치하다가 2년 전부터 세계자원 시장에서 자원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자 자원공학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다. 올해부터 서울대를 비롯한 약 10개 대학이 각각 약 7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대부분은 학생장학금이다. 정작 해외로 인재를 보내 진정한 기술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교수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편향된 방법으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결코 전문기술자 양성이 아닌, 학생들에게 장학금만 주고 끝나는 프로그램으로 전락될 것이 뻔하다. 이제는 정부 교육당국도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지원 부서에 따라 지원형태가 달리 모습을 보이는 것 보다 좀 더 기술자 양성이 될 수 있는 장학사업으로 전환돼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장학금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새로운 기자재 도입이나 자원공학 교수들의 해외연수, 자원공학 학생들을 해외에 보내자원에 관한 기술이 풍부한 나라에서 어떻게 자원을 개발하는 것인지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인력양성 프로그램의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고 본다.

    비단 에너지자원분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건축분야는 어떠한가. 전국을 통틀어 한 해 약 6천 명가량의 건축공학도가 졸업한다고 한다. 그러나 취업해 갈 곳은 대기업, 중소기업 합해도 이들의 10분의 1밖에 수용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것을 두고 청년실업이다 뭐다 말들이 많다. 이것이 모두 정책입안자와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고 이제와 방관하고 있다. 앞날이 어두울 뿐이다. 그래서 이제 공학교육의 획기적인 정책 전환을 할 때가 다가왔다.

강대우 동아대·에너지자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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