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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 한국연구재단 출범을 보며
[딸깍발이] 한국연구재단 출범을 보며
  • 김도진 편집기획위원/충남대·재료공학
  • 승인 2009.06.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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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재단과 학술진흥재단이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과 더불어 통합해 한국연구재단이란 명칭으로 6월 말에 새로 출범했다. 사실 다른 경제부처 산하에 있는 연구관리 기관들도 재편 과정을 겪고 있지만, 특별히 한국연구재단에 관심을갖는 이유가 있다. 한국과학재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관리 및 지원기관으로 설립된 후 유사한 타 기관들의 탄생과 운영의 시금석이 됐으며, 이러한 선도적 역할을 계속 요구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과학재단도 그동안 명칭은 유지됐지만 내용적으로는 계속 역할이 변화돼 왔다는 생각이 든다. 산업화 과정에서 기술발전의 가속화 필요성 때문에 과학기술 입국을 기치로 내세우며 1977년 과학기술부 산하에 과학재단을 설립했다. 당시에는 산업기술 개발을 주도하던 국가출연연구소를 지원하는 것이 큰 역할이었는데 이후 경제발전에 따라 민간 주도의 산업기술 개발이 활성화되고, 또 상품화기술 연구는 자연스럽게 관련 경제부처 산하로 이관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최근에는 국가 과학정책과 기초과학 지원을 주도하는 역할로 축소되는 변천을 겪었다. 한편 학술진흥재단은 교육부에 기반을 두고 대학의 연구 및 학술활동을 지원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돼 교육 선진화에 초점이 있었다고 봐야한다. 그렇지만 대학의 연구가 더 이상 교육을 위한 전제로만 머물지 않고 확고한 고유영역을 확보하면서 대학의 주요 기능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도 세계적인 현실이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의 역할이 수렴되는 가운데 통합은 일견 시기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다.

    오늘날 기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면서 연구가 국민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또 직접적으로 돼가고 있기 때문에 어디선가 시대적으로, 또 국가적으로 요구되는 연구에 대한 총괄적 기능설정에 대한 기획이 수행돼야 하는데, 재단이 연구에 대한 총체적 기획 기능을 업무로 제시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과학기술의 백년대계를 세우는 현재의 시점과 환경에서 재단이 이전의 주된 업무였던 사업의 선정, 평가, 관리 기능에서 나날이 업그레이드하는 변모는 최소한의 기대가 될 것이다. PM에 의한 관련 전문분야에서의 연구기획과 관리를 확대하는 시도가 이에 부응하기를 기대한다. PM의 권한과 자율성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까지도 평가와 관련해서는 많은 뒷얘기가 나돌고 있는 실정에서, 또 우리나라와 같이 인적관계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작용하는 사회시스템에서 PM의 권위와 결정이 공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는 작업이 우선돼야할 것이다.

    나아가서 현 시점에서의 국가 연구의 방향성에 대한 기획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재단에서 관리 지원하는 기초연구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타 부처에서 수행하는 산업연구와의 관계성에 대한 고찰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외에도 기초연구의 방향성, 기능, 방법론 등에 대한 고찰과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한 예로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융합에 대한 기대는 자연스런 발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통섭이
직접적인 연구주제로 국한되기 보다는 행복한 삶을 유도하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기획되기를 바란다. 예컨대 대학에서의 연구기능이 점차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교육기능이 축소되는 것을 염려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 변화에 대한 파생적 기능과 효과를 통섭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단은 이전의 지원, 관리 기능에서 업그레이드해 가변적인 연구 환경에서 방향타를 설정하는 종합적 능력과 기능을 갖추어 연구의 효율성을 선도하는 동시에, 국민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연구로 유도하는 것이 선진국형 연구재단의 모델이라 생각하며 발전을 기대한다.   

김도진 편집기획위원/충남대·재료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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