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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확보·질 공통 관심사 … 홍콩 협약, 교류 확대 기대
교사 확보·질 공통 관심사 … 홍콩 협약, 교류 확대 기대
  •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
  • 승인 2009.06.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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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교육대학 총장 세미나를 다녀와서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홍콩교육대학(The Hong Kong Institute of Education)에서 아시아 교육대학교 총장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 주제는 ‘아시아의 미래 학습 변혁을 위한 교육대학교의 역할’이었다. 신종 독감 여파로 일부 대학이 불참했으나 아시아뿐만 아니라 홍콩교육대학의 자매대학인 스위스와 독일의 2개 대학을 포함해 총 39개 대학 총장 및 관계자가 참여해 진행된 알찬 회의였다. 이날 회의에서 교원 양성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제기된 문제는 교사 공급 부족과 질 문제였다. 서양 국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참여한 대부분 국가의 경우 국가에서 필요한 만큼의 교사자원 확보가 잘 되지 않고, 설령 확보한다고 해도 교육대학교 졸업 뒤교직이 아닌 다른 곳으로 진출해 교사가 늘 부족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부족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교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라도 소정의 과정을 거치게 해 교사로 채용하다보니 교사의 질이 늘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2007년 현재 교원 총수는 약 1천138만 명이고, 그중에서 약 559만명이 초등학교 교사이다. 최근에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나라 1960년대 말의 경우처럼 교사들이 일반 직장으로 빠져나가는 이직현상이 커지고 있고, 그 결과 교사 부족과 그에 따른 교사의 질 확보가 더욱 심각해져가고 있다고 한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나라는 한국이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등학교에서 가장 유능한 학생들이 교대에 진학해 초등교사가 되고, 중등의 경우에는 교사 과잉 공급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교사의 질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유능한 교사들이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스승을 존중하는 전통,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와 연금 체제, 그리고 교육대학교 체제 보호 유지 등의 우리 사회와 교육계 그리고 정부의 노력 결과로 만들어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독립된 캠퍼스로 유지되는 교육대학교가 자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참여한 전체 대학이 학생과 교수를 교류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자는 제안과, 유럽 대학들이 맺은 볼로냐협약처럼 아시아 교육대학교들이 홍콩협약(가칭)을 맺어 아시아 교육대학교의 특성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표준을 만들어가자는 방안이 제안됐다. 참석한 총장들이 이에 동의했고 그 첫 단계로 ‘아시아 교육대학교 총장 라운드 테이블 공동 선언’이 채택됐다.

공동 선언에는 교사교육 발전을 위한 참여 대학간 교류 확대 및 상호 협력이 포함됐다. 광주교육대는 이번 회의 과정에서 11개국 12개 대학과 MOU를 체결했다.

오는 가을부터는 우리 대학생들이 한 학기 정도는 해외 다른 나라 대학에서 공부를 하도록 지원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서 한국 교원교육을 받도록 추진함으로써 미래 교사들이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과 비전을 가지고 교단에 서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존 해티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교수가 전 세계 학생 8천300만 명을 대상으로 15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결국 학생들의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학생과 교사 사이간의 상호작용 즉, 교사의 질이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학자들이 인정하듯이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교원양성정책과 교원정책을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남의 입에 물린 고기 덩어리가 부러워서 짖다가 자기 입에 든 고기를 놓치는 통나무 다리 위의 개처럼 교사 확보 및 질에서 문제가 있는 다른 나라의 정책을 흉내 내려고 하고 있어서 걱정이다. 그 강점을 잘 파악해 지켜가면서 문제를 줄여가는 것이 국제화를 위한 첫걸음이 아닌가 싶다.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

필자는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국교육대학교 교수협의회연합회 의장, 세계비교교육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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