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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_ 대통령에게 보내는 학계의 苦言①] 총체적 난국을 풀려면
[특별기고_ 대통령에게 보내는 학계의 苦言①] 총체적 난국을 풀려면
  • 김상곤 / 한신대·경영학
  • 승인 2008.06.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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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6월 정국은 이명박 정권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정당정치와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참으로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의 이 촛불시위는 민생과 민주주의 확보를 위한 시민정치운동이자 직접(행동)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인터넷민주주의와  광장민주주의의 하나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축제식’ 비폭력 항쟁이다.

취임 100일을 ‘퇴진하라’는 국민의 외침속에 맞은 이 정권의 급속한 파국의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은 이명박 정부의 무능력이다. 현 정부의 과학적인 협상행정력과 보수정치권의 민주적인 지도력 결여가 현 위기국면을 불러왔다. 우리 사회는 지난 20년 동안 ‘87년 체제’를 발전시켜 왔고 정치적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국제적인 정보화강국으로 성장했다. 정치적 권위주의가 해체되고 국민의 자유권도 크게 신장됐다. 민주정치적 시민의식은 이미 선진국수준에 와 있으며 인터넷 정보민주주의도 세계 최상위에 도달해 있다.

다음으로 이명박 정부는 國格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국제적인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았다. 먹거리와 관련된 통상협상을 종속적인 위치에서 그것도 우리보다 후진적인 나라들까지 비웃을 정도의 수준으로 졸속 추진했고 국민들이 문제삼자 통상마찰 운운하며 임기응변식으로 땜질하려 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해 놓고 참회하기는 커녕 거짓 사과와 국민 기망으로 국면을 전환하려 꼼수로 일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보여준 ‘건설현장관리자스타일’의 CEO리더십과 대국민 종업원관이다. 그 동안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은 취임전에 다짐했던 ‘국민을 섬기는 정부’ 즉 섬김의 리더십과는 정반대인 권위주의적 독선적 리더십이었다. 기업조직도 소비자주권을 존중하며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철칙으로 여기는데 하물며 ‘민주공화국’의 경영에서 ‘제1조’격이라 할 수 있는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에 터하는 리더십이 결여된다는 것은 아주 중대한 결격사유에 해당될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은 현재의 촛불정국에 대해 진지하게 천착하고 국민의 민생과 공공성 요구를 유보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대통령은 지난 선거때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국민들이 지금은 왜 이렇게 촛불을 쉬임없이 들고 있는지 그리고 청와대 앞자락에서 매일같이 물러나라고 소리를 높이는지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성찰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리더십과 국정기조가 무엇인가를 겸양과 섬김의 마음으로 깨달아야 한다. 그 길만이 현재의 총체적인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도이다.

김상곤 / 한신대·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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