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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대학의 선택과 집중
[딸깍발이]대학의 선택과 집중
  • 김용희/ 편집기획위원· 평택대
  • 승인 2007.12.31 22:1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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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어머니는 어릴 적 나에게 말씀하셨지. 인생은 초코렛 같은 거라고.”
초코렛 안에 담긴 속이 요구르트일지 와인일지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그래서 인생은 선택과 도전이라고. 새해를 시작하려는 이 마당에 나는 문득 아이큐 75의 저능아 포레스트가 선택하려 했던 초코렛을 떠올린다. 

한때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화두가 된 적이 있다. 경제시스템에서 요구되는 기업형 마인드를 의미하는 바. 그것은 14년 전 외국에 팔려나갈 위기에 처했던 핀란드 대표기업 노키아를 회생시켰던 올릴라 사장의 화두기도 했다. 그는 경영악화 속에 있는 회사에 CEO로 발탁된 후 5명의 핵심 임원으로 ‘드림팀’을 구성했다. 그는 “목표를 정하는 데 시간을 쏟을 수 있지만, 일단 정해진 목표는 대담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한국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업형 마인드를 도입해야 한다면 대학이란 고등교육기관을 장사판으로 매도하는 모욕일까. 한국정신의 방법적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명분론’이다.
조선 주자학의 중심에서 명분주의는 사농공상의 도리와 체면과 명분으로 허세의 관념을 유지시켜왔다. 그러니까 “대학은 대학다워야 한다”고 말할 때 과연 대학이 대학답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최소한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물질적 생존을 넘어서게 하는 대학의 이념과 소명은 무엇인가.

미래 급변하는 사회에서 진정한 지식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대학의 소명이 진정한 교육적 소명으로 호명되는 것은 요원한 것 같다. 교육이념과 소명이 현실의 경쟁력을 무사안일하게 덮어두려는 ‘명분’과 ‘포장’정도로 이용되는 것이 오히려 명백한 현실이다.
대학들은 대학 특성화를 내세우며 대학평가의 기준으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그들의 특성화를 컴퓨터와 외국어 교육으로 집중하면서 특성화는 일반화가 되고 말았다. 영어강의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명분과 허식일 뿐 교수들은 영어강의록을 나눠준 뒤 다시 학생들에게 통역을 해주었다. 교수인재를 발탁하고 키우는 드림팀을 구성하기는커녕 학과교수들은 형님 아우 단합해 그들 말 잘 듣는 ‘동생’을 전임으로 발탁한다. 학교 조직은 점점 조폭조직처럼 변해가고 점점 관료화되고 보수화돼 간다.

몇 달 전 모 대학 모 교수는 대학원 제자를 성폭행했다. 하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한국 문단의 술좌석에서 대학원생들은 어느 대학 교수라는 자의 얼마나 많은 성희롱과 성추행을 견뎌내야만 하는지 말할 수도 없다.
대학에서 교육이 관료화되고 보수화되자 성추행의 희생자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성추행을 술좌석에서 보고 있던 다른 남자 교수들도 입을 다물었다. 이는 교육제도란 이름 하에 교수조직과 학생사이를 계급화한 결과가 아닌가.

교육 제도를 명분화하면서 명분화를 이용한 성착취가 아닌가. 무엇이 야만인가. 문화적 생존을 명분화하면서 이면에는 복지부동과 야만의 관료화는 계속된다.
최근 언론에서는 중국에서 부상하는 MBA 전문대학원을 소개한 적이 있다. CEIBS(중국 유럽 국제 비즈니스 스쿨)는 서구 명문 MBA와 제휴하고 그들의 교육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최상급 수준의 일류 강사진과 교수들을 스카우트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의 초코렛 상자 초코렛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어쩌면 포레스트의 엄마는 지능이 부족한 자신의 아들에게 어떤 희망이 우연처럼 찾아와주길 바랬는지 모른다. 인생에서 선택의 문제를 이야기해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새해를 맞는다.
한국 대학의 선택과 집중을 기대한다. 진정한 경쟁력과 선진화를 기대한다. 그 안에서 어떤 희망을 꿈꾸고 싶다.

김용희/ 편집기획위원· 평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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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2008-01-09 15:46:04
지금까지 이분의 글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것은 최악이다.대학 명분화의 결과가 성착취라니 무슨 말쌈?

행인 2008-01-04 22:48:58
대학원생 성폭행을 이렇게 기정사실화해서 막말해도됩니까. 이렇게 막가도 되는겁니까?

대학로 2008-01-03 18:01:08
이 사설의 골자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대학의 기업미인드를 말하다가 관료화를 말하고 지도교수의 성폭행을 이야기하고, 도대체 대학의 선택과 집중이란 주제와 이런 말단사가 무슨관계인가? 대학조직이 계급화된 조폭관계라면 김용희교수는 그 조직의 어느위치에 속하는가? 신년벽두부터 이런 자해적인 글을 싣는 심리를 알기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