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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대화·봉사
연구·대화·봉사
  • 교수신문
  • 승인 2007.04.0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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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어린 시절의 꿈은 섬마을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특히 농구준우승 스토리인 ‘섬개구리만세’라는 영화를 본 후에는 운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 간절하였다. 어느 정도 철들 무렵부터는 장래희망을 바꾸어 법관을 꿈꾸기도 하였다. 여하간 나의 학창시절 매년 학기 초에 장래 희망란을 메울 적에는 선생님 또는 법관을 교대로 적어 넣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사범대학과 법과대학 중 고심하다가 결국 법과대학에 진학하였다.

 그 후 수많은 세월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다시 선생님이 되고 싶어 직장생활을 하는 가운데 가족을 부양하며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난 후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드디어 늦깎이로 간절히 소망해 왔던 대학 강단에 서게 되었다.

대학에 막상 와보니 나의 대학시절의 상황과는 너무나 다른 상황에 놓여있었다. 우선 예전과는 달리 취업의 문이 너무나 좁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학의 낭만과 멋은 찾아보기 어렵고 교양과 기초학문을 소홀히 하며 직업을 구하기 위한 전공과목에 치중하고 있는 현실이다. 대학은 취업하기 위한 전공과목을 배워야 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스승을 만나기 위한 제반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학생들이 핵가족생활을 하는 가운데 강한 개성과 자기주장을 표현하며 개인주의에 익숙해있다는 점도 발견되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M.T., 체육대회, 축제 및 선거 등 각종 행사에 참여율이 매우 낮았고 단체생활을 꺼려하며 나 홀로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에서 과연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온갖 시련과 어려움을 이겨내며 직장과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과 염려가 함께 엄습해 온다.   

그러면서도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고 강한 개성을 드러내며 자기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주의에서는 이러한 개인주의생활에 염려를 많이 하고 있지만, 자기목표를 발견하고 지성과 덕성을 기르며 전공지식을 연마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대학생들의 주류적인 생활인 것 같다. 특히 대한의 남아로서 군복무에 관한 한 나의 학창시절과 다름없음을 발견하고 가슴 뿌듯한 마음 감출 길 없다.

이제 늦깎이 선생으로서 학자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 세 가지를 다시 한 번 가슴깊이 새겨보기로 한다. 먼저 학문활동의 꽃인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기로 결심해본다.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끊임없이 해답을 얻어 보려고 노력하고 싶다. 주로 법학을 연구함에 있어 규범학으로서 해석학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현실 참여 속에 정책학에 쪽에도 비중을 두고 연구의 폭을 넓혀가고 싶다. 아울러 인접학문과도 폭넓게 교류하면서 하나의 현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습관을 기르며 다양성을 추구해보고 싶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며 창조해가는 기쁨도 동시에 누려보고 싶다.

다음으로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하며 함께 뒹굴며 놀아주고 싶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어 그들의 열정과 고뇌가 무엇인지를 상담하며 그들의 놀이문화에도 함께 동참하고 싶다. 축구는 함께 할 수 있고 자신 있지만 그 외 다른 것들도 학생들과 함께 뒹굴며 부대끼고 싶다.

마지막으로 사회와 학교에 봉사하며 헌신하고 싶다. 항상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낭비한 쉬운 시간을 아낀다면 여전히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조그만 것에서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고 싶다.

매년 입학식, 개강, 종강을 거쳐 졸업식까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학생들을 바라보면 여전히 희망적이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꾸밈없는 순수함속에 이글거리는 목표와 열정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장래는 역동적인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보고 싶다. 적어도 내가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변함없이 학생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친밀한 대화를 계속하며 학교와 사회에 봉사를 계속하는 한 가능할 거라고 생각된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나의 어린 시절의 막연한 꿈이 현실로 다가온 것에 대하여 늘 감사하고 만족하면서 학자로서 학문의 길에 더욱 정진할 것을 거듭 다짐해본다.

내가 몸담고 있는 경찰행정학과 학생들과 면담을 해보면 어려서부터 경찰관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결같이 대답한다. 그들이 늘 치밀한 계획아래 실천하며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하기를 바라며, 사랑하는 제자들 모두 어린 시절의 꿈이 반드시 현실로 다가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김동복 / 남부대·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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