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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前夜 제 발로 찾아오는 교수들
大選前夜 제 발로 찾아오는 교수들
  • 최협 / 전남대 인류학과
  • 승인 2006.12.26 10: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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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협 / 전남대 인류학과
2007년 대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을 맞아 지식인 사회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이번에는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권하의 잃어버린 10년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선진화론으로 무장한 보수 지식인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눈에 띤다. 이에 맞서 참여정부의 출범에 기여한 진보세력도 새로운 모색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요즈음은 시대착오적인 이념에 아직도 집착하는 부류가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에 있기에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본래의 의미를 많이 상실했지만, 소위 자칭 진보세력에 의해 정부와 문화권력, 그리고 인터넷 매체가 장악된  현 상황을 생각하면 2007년 선거는 진보와 보수 또는 좌파와 우파 사이에 정책대결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2007년의 대선은 과거와는 달리 한국 정치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일부 교수들의 정치권 줄서기가 도마에 올라 있다. 요즈음의 언론보도를 보면 일부 교수들이 온갖 연줄을 동원하여 대권주자들에게 줄을 대려는 작태가 여러 곳에서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들의 정치참여는 반드시 나쁜 것 만은 아니다. 대선 주자가 정책자문을 구해 온다면 전문성을 살려 그에 응해주는 것은 어찌 보면 교수의 사회적 봉사활동의 한 부분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언론에서 질타한 교수들의 작태는 정당한 정책자문이 아닌 그야말로 정치권에 줄서는 행위일 것이다. 사실 언론에 보도된 사례들은 상습적으로 정치권 주변을 맴돌고, 대권주자를 구걸하듯 찾아가 명함을 내밀며, 스스로 ‘전략기획 보고서’ 따위를 작성하여 갖다 바치는 교수들에 대한 것이었다. 불행한 것은 이러한 교수의 숫자가 적지 않다는 데 있다. 한 언론에서는 어느 대선주자 측근의 말을 인용하여 ‘선거를 앞두고 제 발로 찾아오는 대표적 그룹이 교수들’이라고 보도함으로서 이를 기정사실화하였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러한 교수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마도 정치권에 줄을 잘 서서 운이 좋으면 무명인이 하루 아침에 장관이 되기도 하는 사례가 지난번 대선을 기점으로 눈에 띠게 불어났기 때문이 아닌가한다.

지난 대선 때 주위에서는 두 가지 부류의 교수가 관찰되었다. 그 하나는 대선후보의 요청으로 자기 전문분야의 정책자문을 한 뒤 새 정부에서 관련분야의 책임을 맡아 일을 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정책자문보다는 교수집단의 지지연대서명을 받아내는 따위의 선거운동원의 역할을 하다가 자기 전공과 관련 없는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였다.

전자의 경우 일정기간 정부에서 일을 한 뒤 대학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이 펼친 정책과 역할을 겸허히 평가받는 자세를 취한다면 이는 전혀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바람직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문제가 많다. 이러한 부류에 속하는 사람일수록 자리에 연연하여 권력과 정치권의 주위를 맴돌며 추한 모습을 보인다. 결국 교수사회의 명예가 이들 때문에 실추되고, 그 피해는 대학사회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바로 이러한 부류의 교수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부류의 정치참여는 우리사회의 분열과 침체와 퇴보를 가져 올 뿐이기 때문이다.

어느 때라고 중요치 않은 시기가 없을 터이지만 2007년 대선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장래를 결정짓는데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 만큼 대표적인 지식인 집단인 교수들의 건전한 형태의 정치참여는 막을 필요가 없으며, 지식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교수집단의 책임은 막중한 것이다. 다만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교수집단의 정치활동은 전문성과 자율성에 철저히 뿌리내린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교수의 정치참여가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이 지켜진다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 세계 속의 한국이 주목받고 존경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일에 지식인으로서 교수집단이 제 몫을 당연히 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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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06-12-31 08:58:22
교수신문에서 정치인에게 줄댔다가 지식인을 망신시킨 교수들에 대한 취재를 2007년 특집기사로 내보는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