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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길만 총장의 비결
[대학정론] 길만 총장의 비결
  • 박부권 논설위원
  • 승인 2006.12.09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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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부권(동국대 · 교육학)
존스 홉킨스 대학을 방문한 방문객에게 대학관계자가 말했다. “여기가 존스 홉킨스입니다” 그 방문객은 농담인 줄 알았다. “이 학교는 흑인 빈민 학교가 아닙니까?”  “ 아닙니다. 이것이 존스 홉킨스입니다” “그러면 이 학교의 나머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나머지는 없습니다. 이 낡은 건물들이 이 대학의 전부입니다.” 이는 존스 홉킨스가 미국 대학의 새로운 이정표로서 그 성가를 높이고 있던 1900년 대 초에 있었던 일이다.

신생 존스 홉킨스의 이사회는 7백만 달러를 쾌척한 퀘이크 교도 홉킨스의 뜻을 따라 엘리어트 하버드대 총장, 앤겔 미시건대 총장 그리고 화이트 코넬대 총장에게 존스 홉킨스 대학 초대총장의 추천을 의뢰한다. 이들 세 대학 총장들은 서로 사전에 합의라도 한 듯이 당시 캘리포니아 대학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던 길만 총장을 추천한다.

길만 총장의 지도력 하에서 존스 홉킨스는 미국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이 된다. 훌륭한 강의는 연구실과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창의적인 연구에서 비롯한다는 신념에서 그는 강의와 연구를 결합하고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결합한다. 그리고 대학의 재정을 건물에 투자하기 보다는 철저하게 사람에 투자한다. 그는 유능한 젊은 학자, 연구자, 과학자들을 모으고 그들이 자신의 연구주제들을 자신의 방식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최대한도로 지원 해 준다. 그 결과 존스 홉킨스는 거기에서 연구하고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지적 명예가 되는 젊은 인재들의 이상이 된 것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나라 대학캠퍼스 풍경은 놀라울 정도로 변모하였다. 새로운 현대식 건물, 아름다운 외관, 화려한 내부 장식과 교구, 방마다 교실마다 설치되어 있는 최첨단 장비, 이러한 풍경은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이 크게 다르지 않고, 지방대학과 수도권 대학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간 우리 대학은 사람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건물, 시설 그리고 장비에 투자한 것이다. 아무리 건물, 시설, 장비가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이용하여 교육하고, 연구하고, 실험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최고가 아니라면 그들은 개의 발에 편자나 마찬가지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대학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교수는 연구 성과에 대한 차별적 보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고, 대학은 총장의 지도력이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든, 교수사회든 이사회든 간섭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재정 지원을 위한 각종 지표들이 대학 외형과 물리적인 여건위주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지, 대학으로 하여금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로 막고 있지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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