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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이어 '연합'으로 분주한 '글로컬대학'
통합 이어 '연합'으로 분주한 '글로컬대학'
  • 장성환 기자
  • 승인 2024.03.11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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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올해 '연합대학' 유형 신설
전문대 관심 높아…국립대도 추진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대학들이 정부로부터 5년간 최대 1천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글로컬대학'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2개 이상의 대학이 통합을 전제하지 않고 '연합대학'으로 신청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대학 간 연합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컬대학 10곳 내외를 선정한다. 올해 글로컬대학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2개 이상의 대학이 공동 의사결정 기구를 구성해 연합 형태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 신청'과 '단독 신청' 2가지 유형으로만 글로컬대학 신청 접수를 받았다.

그렇다 보니 학교 법인이 달라 국·공립대에 비해 통합하기 어려운 사립대를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지난해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해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모두 국·공립대다. 이에 교육부는 이런 대학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연합대학'으로 신청할 수 있는 유형을 신설했다.

올해 글로컬대학 사업은 지난해와 달리 2개 이상의 대학이 통합을 전제하지 않고 '연합대학'으로 신청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대학 간 연합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사진 = 픽사베이)
올해 글로컬대학 사업은 지난해와 달리 2개 이상의 대학이 통합을 전제하지 않고 '연합대학'으로 신청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대학 간 연합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사진 = 픽사베이)

부산 지역에서는 전문대 8곳이 연합하기도

'연합대학' 유형 신청이 가능해지자 대학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부산 지역의 국립부경대와 국립한국해양대가 지난달 22일 연합 형태로 올해 글로컬대학에 도전하겠다는 가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일 양 대학 간 연합 모델 구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글로컬대학 공동 추진을 위한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등 실무적인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두 대학은 세계적 수준의 해양·수산 특성화 기반 '연합단과대학·대학원'을 공동으로 설립하고, 특화 분야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사업단·연구소의 공동 운영도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대의 연합 추진도 눈에 띈다. 경남정보대·대동대·동의과학대·부산과학기술대·부산경상대· 부산보건대·부산여대·부산예술대 등 8곳의 부산 지역 전문대는 지난달 27일 올해 글로컬대학 사업에 연합 형태로 참여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들 대학은 학교 구분 없는 온·오프라인 '직업교육혁신플랫폼'을 구축하고, 부산 16개 구·군을 분할해 대학별 담당 지역을 지정한 뒤 지자체와 두터운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문대 연합을 주관한 동의과학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전문대의 존립이 점차 위태로워지는 상황에서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으로 이번 연합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반대·전문대 조합 등 여러 형태로 연합

지역을 넘어선 전문대 연합도 추진되고 있다. 울산과학대는 지난 4일 경남 연암공과대와 올해 글로컬대학에 연합 형태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공동 교육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캠퍼스를 구축해 온·오프라인 통합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호서대와 아주자동차대는 일반대와 전문대가 연합 형태로 올해 글로컬대학에 신청하기로 해 주목된다. 지난해에 선정된 글로컬대학의 경우 안동대·경북도립대가 유일하게 일반대와 전문대 조합이었으나 이는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 신청이었다. 호서대와 아주자동차대는 지난달 27일 업무 협약을 통해 학술·정보·교육 시설·인력의 상호 교류와 함께 각종 교육 및 연구 사업의 공동 참여, 연구 장비·시설의 공동 활용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호서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이 중점을 두고 있는 미래차 분야 교육에 있어서 아주자동차대가 실무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 데다 실무형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 철학도 같아 함께하게 됐다"면서 "호서대와 아주자동차대가 초급·중급·고급 등 다양한 미래차 분야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올해 글로컬대학 10곳 내외를 지정하기 위한 계획을 확정·발표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경쟁력 있는 지역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선정 대학에 5년간 최대 1천억 원을 지원하는 현 정부의 핵심 대학 정책이다.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총 30곳 내외의 글로컬대학을 지정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 비전과 목표.(표 = 교육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 비전과 목표.(표 = 교육부)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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