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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한강’, 時代와 개인의 절묘한 융합
‘오! 한강’, 時代와 개인의 절묘한 융합
  • 최장순 기자
  • 승인 2006.10.30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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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10인이 권하는 허영만 BEST 5

30여년간 1백여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연출의 귀재’, 허영만 만화가. 그 작품들 가운데 허영만을 특징짓는 만화는 뭘까. 전문가 10인이 권하는 추천작 6편을 소개한다.

△ '오! 한강'의 한장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작품은 ‘오! 한강’이다. 공옥희 순천대 교수(만화예술)는 “역사와 현실, 정치와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이념과 예술의 상관관계를 깊이 파헤치고자 했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민주화의 바람이 불던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잘 맞아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백정숙 만화평론가 역시 이 작품을 추천하며 “‘오! 한강’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인간이 자신의 신념 하나로 이겨나가는’ 80년대의 영웅신화를 넘어서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명석 만화평론가는 ‘오! 한강’에서는 주인공을 둘러싼 역사적 상황이 “극적이고 매우 선명하게 드러나 인위적인 측면”이 보인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타짜’를 “주인공이 역사에 깊이 개입하진 않지만, 그 뒷면에서 역사의 힘이 등장하고 있는” 작품으로 추천했다. “한국전쟁 전후의 파동 속에서 인간이 도박에 빠지게 되는 상황들을 잘 보여줬다”는 것이다.

유태호 작가 역시 ‘타짜’를 꼽았다. “인간군상이 모인 가장 추악한 공간이라 할 수 있는 화투의 세계를 좋은 글과 절륜의 그림으로 풀어놓아 최고의 성인판타지를 실현했다”는 평이 이어졌다.

그밖에 ‘무당거미’, ‘각시탈’, ‘망치’도 각각 1표씩 얻었다.

‘무당거미’를 추천한 장태산 만화가는 “착상과 스토리 전개 자체가 허를 찌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해골같은 몸체에 대한 리얼한 묘사와 당시 권투선수들의 헝그리 정신을 잘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이두호 세종대 교수(만화가)는 ‘각시탈’을 추천하며 “변화무쌍한 표정, 구도, 동작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한다. ‘각시탈’은 탈을 쓰고 일본군에 대항하는 소박한 민족영웅에 대한 이야기로 만화가 ‘허영만’을 잘 알린 만화이기도 하다.

또한 이원석 공주대 교수(만화평론)는 ‘망치’를 추천했다. “일본에는 ‘도라에몽’, ‘코난’ 등의 아동 캐릭터가 있었지만, 우리는 ‘망치’가 나오기 전까지 변변한 캐릭터가 없었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허영만이 아이들을 위한 만화도 만들었다는 것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장순 기자 ch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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