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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저항시인: 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 일본에서 출간
‘조선의 저항시인: 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 일본에서 출간
  • 김재호
  • 승인 2023.11.2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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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중일연구자에 의한 첫 시도
학생 독립운동과 저항시, 문화적 자산으로 공유
문병란 시인, 이명한 소설가 회고문 수록

일제강점기 나주 출신 저항시인의 작품이 연이어 발굴되어 그 가치가 국내는 물론, 일본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윤동주·이육사·이상화 등 대표적 저항시인과 나주출신 저항시인 이석성·정우채·박준채를 함께 다룬 『조선의 저항시인: 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김정훈 편저)가 최근 일본 아카시쇼텐(明石書店)에서 출간됐다.

『조선의 저항시인: 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의 표지. 사진=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이번 기획은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의 지원으로 관련 연구에 천착해온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맡았다. 항일운동의 발상지인 나주의 저항시인을 통한 문화적 발신이, 국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시각에서도 중요하고 탈식민주의의 공동체 형성에 의의 있는 내용으로써 보존·공유 작업이 시급하다고 판단됨에 따른 것. 연구에 착수하여 4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총 3부 392페이지로 구성된 기획서는 1부와 3부가 나주출신 저항시인들의 작품과 한일연구자의 논고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는 이석성(본명 이창신)의 ‘제방공사’, 정우채 ‘단결하자’, 박준채 ‘회상’을 비롯한 모든 작품이 완역된 형태로 빠뜨림 없이 실렸으며, 이들 각 작품에 대해 논한 한일연구자의 연구가 함께 묶였다.

3부에는 ‘이석성의 육필원고를 접하고: 그 놀라움과 감동의 언어’를 필두로 이명한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 회장)의 부친인 이석성에 대한 회고문 ‘눈 내리는 동토에도 꽃은 피는가’, ‘이석성―저항시에서 저항소설로’, 박준채의 발굴시(KBS라디오 인터뷰), ‘정우채의 삶과 문학’ 등 관련 글들이 순서대로 실렸다.

2부에는 문병란 시인의 ‘역사에 있어서의 시적 참여’가 연구자들의 관점을 포괄하는 형태로 제시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김만석, 최일 연변대 전현직교수, 일본의 와타나베 스미코 다이토분카대 명예교수, 사가와 아키, 아이자와 가쿠 시인, 북한의 한중모 평론가 등, 중국, 일본, 북한의 문인, 연구자들이 윤동주·이육사·이상화 등을 본격적으로 논한 논고가 차례로 게재됐다. 

한일의 불행한 역사에 기반한 나주출신 시인들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거점을 확대한 시인들의 시점이 삼국의 역사적 배경 위에 형성된 점을 고려, 동아시아적 모색에 의의를 둔 것이다. 

책은 일본의 학계, 도서관, 시민단체, 국내의 관련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김정훈 교수는 “식민지기 나주출신 저항시인들은 도쿄의 한복판에서 항일저항시를 쓰고 반제 동맹운동에 참가하기도 했는데, 한일시민은 이런 정보에 무지하며, 문헌 등의 부족으로 그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출간 의의를 강조했다.

이명한 이사장은 “당시 나주 작가들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학생운동과 시운동을 병행하며 투쟁의 선두에 섰다. 그리고 침략주의가 노골화하는 현실을 개탄, 독립 의지를 불태웠다. 학생운동과 저항시 활동이 이 지역의 독보적인 문화적 자산이니 만큼 널리 공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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