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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주인이다…君舟民水를 떠올리며
국민이 주인이다…君舟民水를 떠올리며
  • 김경화
  • 승인 2023.10.2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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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기획처장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정치인과 공직자는 국민의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존재다. 그들의 언행은 실시간으로 언론과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바로 전달이 되고, 그 영향력이나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품격 있는 정치인이나 공직자 간의 예리한 토론이나 대화는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최근 한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보더라도 그렇고, 내년 총선까지 거대 여야의 정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 같아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점이 많다. 대화와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고, 서로 진영에 함몰되어 ‘오만’과 ‘독선’, ‘아집’과 ‘증오’가 횡행하는 것을 보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사태는 시민사회를 위해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세계는 각처에서 일어나는 전쟁으로 심각한 국제적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비나치화, 돈바스 지역의 주민 보호”라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1년 8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영토로 수천 발에 달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분쟁의 우려가 있는 중국과 대만은 물론 남·북한 간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위기의 가속화가 진행될 위험성이 크다.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도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 심화, 금융시장의 불안 고조, 무역 및 경제에 미치는 제약에 따른 국제적인 물가 상승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을 초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형편이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대외적인 정치·경제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그로 인한 경제 위기로 인해 국민의 심리적 불안감이나 체감하는 위기지수가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처럼 국가와 국민, 여야 대치 상황에 따른 상호간 ‘소통의 부재’가 지속된다면 결국 그 후과는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특히 국가와 사회의 ‘분열’에 따라 ‘국론’이 제대로 결집되지 않고, 국가적 대처에 엇박자가 생긴다면 대내외적으로 위기는 더욱 공고화되고, 확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지역의 장삼이사(張三李四)이자 백면서생(白面書生)인 평범한 시민으로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담아 제언하고 싶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여야 지도자가 먼저 만나야 한다.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만나서 상호간 국가와 국민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품격 있는 배려와 소통,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현재의 소통 부재로 인한 사회분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백성은 강물이며, 임금은 강물 위에 떠 있는 배”이므로 ‘강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조항, 동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우리 헌법상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그 주인이다”라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을 나타낸다.

그래서 대통령과 관료, 정치인은 정치를 할 때 “숲이 우거지면 새가 날아든다”는 포용과 상생의 철학을 토대로 ‘숲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협력하고 상생하는 나무처럼 소통과 협력,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대화와 소통에서 공자의 말씀을 떠올리기를 권한다.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말하지 말아야 할 때 말하면 말을 잃는다.” 대화와 소통의 기본은 입장을 서로 바꾸어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와 말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적절히 파악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현명한 정치인이나 공직자는 “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도록” 그 처신과 언행에 삼가고 또 삼가야 할 것이다.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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