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8:35 (토)
기후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 지구인을 위한 안내서
기후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 지구인을 위한 안내서
  • 김재호
  • 승인 2023.09.22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간_『기후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 지구인을 위한 안내서』 | 빌 맥과이어 지음 | 이민희 옮김 | 양철북 | 208쪽

점점 더 심각해지는 상황들…
지금이 아니면 우리는 영영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지구 역사상 이렇게 빠르게 탄소가 방출된 적은 없었다.
20세기 중반부터 북반구의 여름은 78일에서 95일 이상으로 늘어났고,
금세기 안에 북반구의 여름은 반년으로 늘고 겨울은 8주로 줄어들 전망이다.
기후변화에 대해 쏟아진 수많은 경고와 협약들이 있었지만, 지금 이산화탄소 농도와 기후변화 속도로 볼 때, 이미 ‘1.5도 가드레일 붕괴’는 막을 수 없다.
가뭄과 산불, 집중호우와 한파, 북극 빙하가 녹고 해수면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육지의 동식물은 물론, 바다의 동식물들도 대이동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사헬지역에서는 가뭄과 폭우, 홍수가 교차하며 기후 이민 행렬이 시작되었고,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는 물 부족으로 기후 전쟁의 가능성까지 보인다.
기후변화로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고통과 재난은 이미 시작되었다.
가까운 미래에 모기떼를 비롯한 해충의 습격, 각종 전염병과 재해로 보건이 위협받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리고 멕시코만류가 멈춘다면,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의 해빙으로 메탄가스가 폭발하면, 그때는 돌이킬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더 경험하게 될지, 일상화된 기상이변으로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상황이 더 나빠지고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빌 맥과이어는 최신 자료들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문제를 풀 마지막 열쇠가 아직은 우리 손에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2023년 봄, 오랜 가뭄으로 산불이 잦았고, 6월의 낮 기온이 35도까지 올랐다.
2022년 여름, 서울에는 관측 역사상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였다.
2003년은 유럽 전역에서 이어진 폭염으로 약 7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0년 여름에는 러시아, 북미, 동유럽, 중동, 중국에서.
2013년 호주의 성난 여름은 120번이나 기록을 경신해 곳곳이 50도에 육박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6년, 인도 전역의 늦봄 더위가 51도까지 올랐다.
이듬해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여름 기온이 각각 54도와 53.9도를 찍었다.
온실 상태의 악화는 2021년 봄과 여름에 절정에 달했다.
북극권 곳곳이 32도에 근접했고 시베리아 대부분 지역도 35도를 넘었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지구의 기후는 ‘기후 온난화’에서 ‘기후변화’로, 최근에는 ‘기후 붕괴’, ‘온실 지구’라는 경고로 그 심각해지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이자 앞으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맞아야 할 사람들은 오히려 이런 경고를 과장으로 여기거나, 피로감을 드러내며 회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회피해도, 부정하려 해도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하면 회피하고 방치한다면 우리에게는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없어질 것이다. 지금 지구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빌 맥과이어는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를 쓰기 시작하면서 인류가 지구의 시스템에 엄청난 파급력을 끼치는 과정과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최신 과학 자료들을 모두 정리해 지금의 ‘기후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마련해 놓았다.

46억 년 지구의 기후 변천사와 최근에 나타나는 기상 현상을 두루 살펴 정리했고, 기후 붕괴가 불러온 세계 곳곳의 기상이변을 생생하게 담았다. 가뭄과 사막화, 집중호우, 태풍, 한파, 산불, 해수면 상승의 다양한 사례와 더불어, 이런 현상을 불러온 제트기류 벨트의 이완, 대서양 자오선 순환의 불안정, 북극의 해빙, 대기의 강, 엘리뇨 같은 변화된 기후 패턴까지.

그리고 빌 맥과이어는 말한다.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다고. 지금 당장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우리가 모두 정확하게 알고 그 출발선에서 뜻을 모은다면 이 엄청 난 파국을 조금은 늦출 수 있다고 말한다.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화석연료를 지원하는 예산을 재생에너지 개발에 쓰고, 열대우림을 벌목하는 일을 멈추고 대규모로 나무를 심는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 빌 맥과이어가 쓴 가상 시나리오 ‘2100년,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까요?’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우리는 조금 불편해도 꽤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다면.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