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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벌써 인공 진화 단계에 진입했다”
“인류는 벌써 인공 진화 단계에 진입했다”
  • 김재호
  • 승인 2023.09.2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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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류’ 쓴 김상균 경희대 교수

『초인류』에는 그림이나 사진은 전혀 없다. 그래프가 딱 1개 있을 뿐인데, 이틀 만에 다 읽었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텍스트의 힘이 강하다. 경제·경영서로 분류돼 있지만, 인류의 역사와 미래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생명공학을 다루면서 문학과 철학을 가미했다. 오히려 문학·철학에 기반해 기술의 진보를 다룬 것도 같다. 이 책에는 퇴임한 교수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미래의 일상과 에필로그에 담긴 「우주의 속삭임」이 액자소설로 들어가 있다. 무엇보다 『초인류』는 재밌다.

김상균 교수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인간 과학을 위한 여정에 나섰다. 사진=김상균

저자는 공학을 전공하고, 창업한 경험을 가진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다. “30년에 걸쳐서 연구하고 경험한 여정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집필했다.” 지난 10일, 김 교수를 서면 인터뷰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시기가 짧아지고, 개별 기술이 서로 얽히면서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가 인류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라며 “인간이 만든 기술, 기술이 만든 인간이라는 상황을 해석해 보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뇌-컴퓨터 연결, 로봇, 생명공학, 양자컴퓨팅 등의 기술은 신기하고 편리한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용도를 넘어섰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새로운 단계로 확장하고 있다. 인간 스스로 자신이 만든 기술을 통해 인공 진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바라봤다.” 특히 김 교수는 사업을 하면서 사람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그때 오히려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인간의 마음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가 산업공학·인지과학·교육공학을 전공한 이유는 바로 인간의 마음을 더 잘 알기 위해서였다.   

김 교수가 인간 과학을 연구하는 기나긴 여정에 나선 건 하나의 질문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밀어내지 못할 직업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의 주어는 인공지능이다. 인간이 만든 기술인 인공지능이 주어이고, 인간은 목적어이다. 인간이 기술을 만들었는데, 그 기술은 역으로 인간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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