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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인풋, 쓰기는 아웃풋’...일방적 독서는 지양하라
‘읽기는 인풋, 쓰기는 아웃풋’...일방적 독서는 지양하라
  • 박다현
  • 승인 2023.09.19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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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서평단이 간다_ 『책 제대로 읽는 법: 당신은 지금 책을 잘 못 읽고 있습니다』 | 씽크스마트 | 정석헌 지음 | 212쪽

<교수신문>은 한국출판협동조합과 함께 ‘대학생 서평단이 간다’를 시작합니다. 대학생들의 독후감을 통해 다양한 책의 내용과 메시지가 좀 더 쉽고 생생하게 전달되길 바랍니다. 

하루에 오십 페이지, 일주일에 한 권, 한 달에 5권?

이미 독서는 현대인의 흔한 자기 계발 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위와 같은 독서 목표를 정하고 야심 차게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책상 앞에 앉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책상에 앉는 횟수는 줄어들고, 설령 책 한 권을 읽는 데 성공하더라도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책을 읽으려는 의지는 점점 빈약해지고, 그렇게 올해의 독서 목표는 어느새 흐지부지되어 버린다.

『책 제대로 읽는 법: 당신은 지금 책을 잘못 읽고 있습니다』는 5년간 무려 1천600권의 책을 읽은 저자 정석헌 씨가 현대인의 고질적인 독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올바른 독서의 길로 이끌어 주는 '독서 안내서'이다. '책을 읽기 위한 책'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가 겪고 있는 독서의 고충과 그에 따른 해결 방안이 생생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잘 읽고 싶으면, 일단 써보자.

이 책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분명 읽기에 관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에서 쓰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왜 그럴까? 잘 읽는 것과 잘 쓰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쓰기는 탐색의 과정이다. 
쓰기란 목적이 있는 글이다. 쓰기 위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나는 이 글을 왜 쓰려고 하는가', '이 글은 누구를 향한 글인가', '이 글을 통해 나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가' 등의 물음을 던지게 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글의 주제를 다시 생각해 보고, 관련 도서를 찾아보는 등 '탐색'의 작업을 거친다. 독서는 읽는 자체가 목적인 데 반해, 탐색은 읽기가 목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힌트를 발견하기 위한 훑기이다. 이때의 탐색하는 시선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2. 읽기는 인풋, 쓰기는 아웃풋을 내는 행위이다.
진짜 '안다'라는 것은 내 언어로 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평소에 사용하는 언어로 내가 이해한 바를 설명할 수 있을 때 자기 것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하거나 강의를 듣는 행위는 일방적인 인풋이다. 일방적인 인풋을 내 것으로 소화하려면 아웃풋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쓰기'이다. 쓰는 사람은 자신이 이해한 바와 경험을 글로 합쳐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시킨 사람이므로, 무언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고 이해한 상태이다. 또한 타인에게 자신의 언어로 공유 할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세상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 

3. 쓰는 사람은 텍스트에 더 잘 감응하게 된다. 
쓰지 않는 사람의 읽기가 '활자 읽기'라면 쓰는 사람의 읽기는 '상황 읽기'로 달라진다. 쓰는 사람은 관찰자의 눈을 갖기 때문이다. 눈뿐만 아니라 귀, 생각, 마음도 달라진다. '쓰는 사람'은 글의 전체를 볼 수 있는 예민한 눈, 나와 반대되는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귀, 세상 모든 것을 글감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 비판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서평가·평론가·칼럼니스트·작가 등 쓰는 사람들은 다양한 정보를 유심히 살피고 거기에 없는 시각을 뽑아내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즉 쓰는 사람만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4. 쓰면 책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직접 자신이 선택한 단어로 적어둔 것은 기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들이 말하거나 쓸 때 여러 단어를 연달아 활발히 생성하면 읽을 때보다 뇌의 더 많은 부분이 활성화된다. 이를 '생성효과'라고 부르는데, 무엇인가 글로 적는 일은 몸으로 하는 춤 연습이나, 농구공을 던지는 연습 동작처럼 머릿속 생각 근육 운동과 같다. 그 때문에 글을 쓰면 머릿속에 훨씬 오래 남는다.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는 100일 글쓰기 

잘 읽으려면, 쓰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해했다. 그러나 이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완성된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스스로 글을 한 번도 써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시작이 더 힘들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100일 동안 매일 글쓰기'를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을 5단계로 구체화해서 알려준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100일 글쓰기'에 대한 의욕이 차오르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 하루 15분 동안 책을 읽고 간단하게 메모하기
2단계: 한 페이지로 서평을 써 보기
3단계: 사람들에게 책 내용을 강의해 보기
4단계: 100일 연속 글쓰기 
5단계: 한 가지 주제로 글 써 보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습관 자체가 아니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그 습관이 가져다줄 결과다. 장애물이 클수록, 즉 습관을 들이기 어려울수록 내가 되고 싶은 상태와 멀어진다. 이것이 습관을 쉽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의 저자 정석헌 씨는 읽는 것과 동시에 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책 제대로 읽는 법』, 추천 포인트 3

​1. 근거가 풍부하고 일목요연하다

뜬구름 잡는 말이 거의 없다. 항상 핵심 문장으로 장의 서두를 열고, 짧고 간결한 문체로 주장을 이어 나간다. 저자의 풍부한 독서 경험 때문인지 책 속에는 여러 자기계발서를 인용한 문장들이 많은데, 이 덕분에 독서와 습관 형성에 대한 시선까지 넓힐 수 있다. 또한 한 장이 끝날 때마다 중요한 부분을 일목요연하게 한 페이지에 정리해주어 중요한 내용을 다시 복기하기 좋다. 

2. 얇고, 휴대하기 용이하다

‘책을 읽기 위한 책’이 너무 두껍거나 분량이 방대하다면, 여러모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책 제대로 읽는 법』은 모든 면에서 컴팩트하다. 손바닥만 한 작은 크기에 약 200쪽의 부담 없는 분량으로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기 좋으며, 자투리 시간에도 읽기 좋다. 필자는 책을 다 읽는 데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으며,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소설책처럼 부담 없이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의 독서 습관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면, 1시간 30분은 충분히 가성비 있고 가치 있는 투자이다. 

3.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다

이 책은 본문의 핵심 내용인 '100일 글쓰기'를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예시를 제시한다. 사진에 나온 예시는, '책 한 권을 한 장으로 정리하는 방법'의 예시이다. 제목부터 읽게 된 계기, 한 줄 요약, 인상 깊은 문장까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여러 개의 예시문 뒤에는 이제 내가 직접 써 볼 수 있는 빈 페이지가 있다. 아직도 100일 글쓰기 도전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지금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유용한 장치이다.

특히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번 연도에는 독서를 꼭 하기로 결심한 사람, 책을 읽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 어떻게 해야 책을 잘 읽을 수 있는지 늘 고민하는 사람, 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 등 조금이라도 읽기와 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접해보기를 추천한다. 

>>> 책 속의 말 

“아웃풋을 하는 사람은 버리는 시간이 적다. 그들은 같은 시간을 살아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날을 사는 듯한 효과를 누린다. 인풋만 하는 사람의 인생은 표지만 있고 속은 비어 있는 책과 같다. 아웃풋을 위해 관찰하고 기록할 때, 우리가 만들어 가는 인생이라는 한 권의 책은 반짝이는 일상의 페이지들로 빼곡히 채워진다.”

“펜을 가진 사람의 매력은 세상을 좌우하는 권력이나 명예가 아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삶 자체가 힘겹고 고달픈 이들이 여전하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위로와 격려를 전해주는 것이 바로 글 쓰는 사람에게 주어진 몫이다. 내 곁을 스치는 이들의 말과 행동에서 소중한 글감을 길어 올릴 수 있다.”

“문해력 또는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타인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이다. 타인을 상상할 수 없으니 자기 이해, 자기 입장, 자기에게 익숙한 방식에만 길들여져서 그에 갇혀버리는 폐쇄성에 익숙해진다.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 속 적군과 아군의 구별은 단세포생물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고등동물일수록 이해에 기반을 둔 타협, 화해, 제3의 길로 나아 갈 여지가 있어야 한다.”

박다현
대학생 서평단
(성신여대 국어국문학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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