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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디드러닝으로 강의실 이어 해외 대학 간 벽도 허문다
블렌디드러닝으로 강의실 이어 해외 대학 간 벽도 허문다
  • 민현정
  • 승인 2023.08.17 08: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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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시대, 최고의 강의㉙ 민현정 아주대 융합시스템공학과 교수
민현정 교수는 앞으로 해외 대학과 협업한 새로운 블렌디드러닝 교수법을 선보인다. 해외 대학 학생들과 아주대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로봇에 대해 함께 배우며 팀 프로젝트도 하게 될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2022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후 필자는 대학 강의실에서 온라인 녹화·실시간 강의·대면 수업의 강점이 혼합된 블렌디드러닝(blended learning) 방식의 교수법을 시작했다. 강의는 동영상 강의와 실시간 온라인 강의, 대면 강의를 약 1:1:1 비율로 구성했으며, 학생들이 수업에서 상호작용하며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3시간 연속으로 강의가 이어질 경우 학생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1시간 분량의 강의 영상을 만들어 한 주 동안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면과 온라인 강의를 통해서는 학생들이 토론·활동·발표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동영상 강의로 수업내용을 학습한 학생들은 LMS 시스템을 통해 질의응답과 자율토론 주제를 올린다. 대면 강의에서는 학생들이 미리 학습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은 유대인이 『탈무드』를 공부할 때 어떤 차이도 두지 않고 짝을 지어 논쟁하는 ‘하브루타 방식’을 활용해 2인 1조 팀을 만들어 학생들이 상호 간 논쟁을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팀 토론과 학습 내용의 발표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학습할 기회도 제공했다.

팀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 안에서 스스로 흥미로운 주제를 실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가령, 1학년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소프트웨어와 로봇이 대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스피로(Sphero) 로봇을 활용한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했다. 3학년의 컴퓨터비전과로봇설계 수업에서는 터틀봇3(turtlebot3)로 축구나 손 제스처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 등을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 볼 수 있게 했다.

해외 학생들과 함께하는 블렌디드러닝

해외 대학과 협업한 새로운 블렌디드러닝 교수법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어학연수 또는 학점 교류 등을 통해 해외 대학을 경험할 수 있지만 직접 방문해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해외 대학과의 교육은 수업에 참여하는 해외 대학생들과 국내 대학생들이 공동으로 팀을 구성해 교류하며 프로젝트까지 완수하는 것이다. 해외 대학과의 공동 교육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필자는 공동 커리큘럼만이 아니라 언어·문화가 다른 학생들 간의 팀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업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수업은 해외 대학의 전기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와 진행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수업 주체는 인공지능 로봇의 융합이다. 이를 위해 3학년 1개 교과목에 대한 강의 콘텐츠를 제작했고, 공동 강의를 위한 프로그램도 구성했다. 또 다른 해외 공동 강의는 파란학기제(학생이 스스로 과제를 정해 수행하고 학점을 받는 아주대의 제도)를 적용해, 다양한 학과에서 자발적 참여가 가능하게 했다. 해외 대학생들과 2+2 또는 3+3으로 공동팀을 꾸려 함께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실제 로봇을 완성하는 공동 프로젝트도 수업도 설계했다. 

공동 교과목과 프로그램의 주요한 목적은 다양성, 협동성, 그리고 창의적인 교육의 기회를 학생들에게 주는 것이다. 해외 공동 교육은 다양한 도전적 과제들을 담고 있지만, 다양한 언어와 문화의 체험, 로봇 산업체 등의 기업 연결, 졸업 후 업무 변경, 이직, 대학원 진학 등의 다양한 경험으로 연결을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블렌디드러닝 교수법은 이런 해외 대학과의 실제 공동 강의 운영을 가능하도록 하지만,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각 대학에서 공동으로 운영할 공통 교과목을 개설·운영해야하고 학기 체계 차이와 시차로 인한 강의시간 조정 등의 문제가 있다. 또한, 학생들이 영어로 수업을 들어야 하기에 얼마나 수업내용이 전달되고 협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내용이 로봇이라는 점 또한 넘어야 할 산 가운데 하나다.

재직자 위한 앞으로의 교육

재직자 전형 학과의 특성은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프로그램 개발, 연구, 제조, 금형, 인사, 행정, 정보통신 등의 다양한 업무의 경험과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적어도 3년 이상의 학습 공백 기간을 가진 학생들이 적지 않다. 평일 저녁과 토요일 수업으로 일주일을 쉬는 시간 거의 없이 보내야 하지만, 개인의 성취와 배움에 대한 기대가 또한 높은 학생들이다. 직장 경험으로 조직과 배려의 문화에 익숙하고 문제해결과 발표에 열정적, 적극적, 전문성을 지닌 학생들이다.

이러한 학과 특성에 맞추어 교육 목표를 재직자 학생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교육으로 설계하고, 다양한 교수법과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와 교육열을 높이고자 한다. 첨단기술의 탄탄한 이론과 활용 가능한 현실을 반영하는 프로젝트 구현을 통해 시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업무와 연계될 수 있는 학생 주도형 학습과 융합교육으로 다양한 경험과 사고력 증대 및 교육/산업/연구의 기회로 연결이 가능한 교육을 목표한다. 

 

민현정 아주대 융합시스템공학과 교수
아주대 융합시스템공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공지능 로봇, 멀티로봇, 컴퓨터비젼 기반의 사물인식 등을 연구하고 있다. 2022년 아주대 교육우수교수 (Teaching Award) 대상을 수상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컴퓨터비전과로봇설계’, ‘인공지능시스템’, ‘딥러닝응용’ 등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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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찬 2023-08-21 10:19:09
최근에 한국의 교육을 걱정하게 하는 안 좋은 기사들만 주로 접하다가 교수님의 글을 통해 희망을 갖게 됩니다. 결국 사람이 희망인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로 제약도 있고 준비에도 힘든 부분이 있으실텐데 학생들을 위해 애써주시는 교수님처럼 저도 제 자리에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