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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문화를 걷다
길에서 문화를 걷다
  • 최승우
  • 승인 2023.01.31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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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지음 | 푸른길 | 240쪽

지속 가능한 걷기, 카미노 포르투게스 중앙길 약 255km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경로가 다양하다. 가장 잘 알려진 길은 프랑스 남부에서 시작되는 프랑스 길로 길이가 무려 800km에 이른다. 구간의 난이도도 만만치 않다. 한 번쯤은 걷기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의지를 꺾는 부분이다.

걷는 것과 새로운 문화를 찾아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저자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카미노 포르투게스 중앙길(Camino Portuguese Central)을 알게 되었다. 포르투갈의 도시 포르투에서 시작하는 이 길은 255km 정도로 비교적 짧고 길도 험하지 않다. 하루에 30km 정도 걷는다고 생각하면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제 막 중년층에 접어든 저자는 평소 허리에 통증을 느꼈던 터라 중앙길의 시작인 포르투를 생략하고 기차로 두 구간을 뛰어넘어 바르셀루스부터 일정을 시작했다. 산티아고가 가까워질수록 편향된 정보와 지금 걷는 길과 문화를 알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혼란스러워졌다.

정말 다양한 출처에서 얻은 정보를 숙지하고 메모까지 준비해서 떠났음에도 길에서 보이는 건축물과 도시 정보는 알 수 없었다. 산티아고에 도착해서 산 안내 책자가 뒤늦게나마 유용했지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5개월 후, 이번에는 두 구간 건너뛰지 않고 포르투에서부터 이 길을 다시 걸었다. 여행에서 시작해서 답사로 끝내는 저자의 직업병 때문이다. 첫 번째 걷기에서의 혼란과 두 번째 걷기의 한탄이 합쳐져 눈으로 보는 여행인 이 책 『길에서 문화를 걷다: 포르투에서 산티아고까지』가 출간되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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