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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보여주마
공포를 보여주마
  • 최승우
  • 승인 2023.01.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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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프로베니우스 지음 |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416쪽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 「검은 고양이」 「까마귀」 「애너벨 리」 등의 작품을 남기며 19세기 위대한 시인이자 현대 추리소설, 스릴러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비운의 천재 작가,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고 근원적 공포를 탐구했던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삶과 문학, 사랑, 그리고 미스터리한 죽음이 그가 쓴 소설들처럼 음산하고 서늘한 공포소설 속으로 들어온다. 『공포를 보여주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썸니아]의 오리지널 각본을 써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노르웨이 작가 니콜라이 프로베니우스의 열번째 장편소설로, 평생 자신의 작품과 이름을 알리기 위해 치열하게 분투하다 미스터리하게 생을 마감한 에드거 앨런 포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생생하게 조명한다.

니콜라이 프로베니우스는 작가이자 문학평론가로서 포의 천부적인 재능을 시기하고 질투했던 루퍼스 그리스월드, 포의 가족과 연인 등 실존 인물들을 소설 속에 되살려내고, 실제로 포가 숨을 거두기 직전 소리쳐 불렀다고 전해지는 ‘레이놀즈’라는 미지의 인물을 상상으로 빚어내며 픽션과 현실 사이의 어둡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그려낸다. 또한 포가 쓴 공포소설 속 사건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설정을 통해 스릴과 서스펜스를 배가하고, 기사와 평론 등 다양한 형식의 글들을 삽입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레이놀즈는 ‘무엇’인가? 임종을 앞둔 에드거 앨런 포가 두어 차례 이름을 흘렸다는 기록 말고, 포 자신은 물론 어느 누구의 입을 통해서도 그 실체를 입증할 만한 진술이 남아 있지 않다. 소설은 이 주인 없는 이름에 강력한 존재감을 부여했고, 포를 괴롭히는 공포의 강박을 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 결국 소설은, 미의 극치인 예술을 추구하기 위하여 모든 걸 바치는 레이놀즈 혹은 포 자신의 광기야말로 공포의 본질임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
- 옮긴이의 말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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