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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 세미나 : 프리드리히 니체
알랭 바디우 세미나 : 프리드리히 니체
  • 최승우
  • 승인 2023.01.17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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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 지음 | 박성훈 옮김 | 문예출판사 | 464쪽

“세계의 역사를 둘로 쪼개라!”
빈곤하지만 결정적인 반철학의 군주, 니체
하이데거와 들뢰즈의 해석을 경유하여
마침내 예술과 철학에 관한 니체의 독창성에 도달하는 알랭 바디우의 지적 여정

『알랭 바디우 세미나: 프리드리히 니체』는 알랭 바디우가 1992~1993년에 진행한 세미나를 엮은 책이다. 바디우는 니체를 비트겐슈타인, 라캉, 성 바울로 이어지는 위대한 반철학자 계보의 첫 번째에 놓고 그의 텍스트를 독해한다. 서구 사유의 역사를 철학과 반철학의 전투사로 보는 바디우는 니체를 ‘빈곤하지만 결정적인 반철학의 군주’라 명명한 후 니체의 여러 텍스트를 살피며 니체 반철학을 정초해나간다.

니체는 ‘유럽이 플라톤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치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철학자를 ‘범죄자 중의 범죄자’로 일컫기도 했다. 무엇보다 ‘진리, 선, 미, 정의’ 등 철학의 보통명사에 진정으로 분노했다. 때문에 니체는 철학을 구성하는 모든 가치를 전복하여 완전히 끝장내버리기를 작정한 듯 자신만의 사유를 전개했다.

그러나 ‘철학자’인 바디우는 ‘반철학자’인 니체와 대화하기를 포기하지 않고 니체 텍스트를 면밀히 독해하여 자신만의 니체론을 펼친다. 나아가 바디우는 ‘철학자’로서 니체를 어떻게 이해할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철학이 반철학의 유산 위에서 혹은 그 잔해 위에서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현대 철학은 반철학을 가로질러야 한다’는 바디우의 말이 의미하는 바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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