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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과 노후소득보장
연금과 노후소득보장
  • 최승우
  • 승인 2023.01.10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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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지음 | 학지사 | 456쪽

일반 연금은 물론, 특히 공적연금은 고유의 통계, 확률 등 수학적 특성으로 인해 별도의 학문적 연구와 교육이 필요한 분야가 될 수 있다. 먼저, 공적연금 분야에 있어서 종종 발견되는 현상으로서 개별적인 상황과 전체적 상황이 서로 대립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는 다른 표현으로 ‘구성의 모순(fallacy of composition)’으로도 불리고 있으며, 일례로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전환과 연금재정의 건전성 악화 등에 대처하여 국내저축률의 인상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이와 같은 사회에서 저축은 미덕이 될 수 있고, 국민 개개인이 각자의 복지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자립 의지는 사회적 귀감으로서 장려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노후를 위해 매진하게 된다면 이 같은 경우 저축은 더 이상 미덕이 될 수 없다. 과도한 저축은 유효수요를 떨어트려 전체적으로 경제성장의 둔화와 함께 국내 저축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개인 대 전체의 모순적 상관관계는 연금제도의 다른 곳에서도 비교적 용이하게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전체 국민의 과반수가 가입하고 있는 국민연금제도에서 적립기금의 투자 수익은 국민의 자산을 증대시키는 작용을 하지만, 동시에 이는 미래의 우리 국민이 갚아야 할 채무를 단순히 확대시키는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전체 국민의 과반수가 가입하고 있는 국민연금제도와 같은 사회보장제도에 있어서 기금의 투자실패는 위험의 분산기능이 불가능하게 되고, 단지 과거-현재-미래의 가입자들이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공동의 위험(common risks)’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개인적 차원의 투자실패에 따른 파산 그리고 국가적 차원의 투자실패에 따른 경제적 파산은 엄격한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차원에서 연금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교육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연금에 대한 역사를 살펴보고 다양한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연금을 좀 더 잘 알 수 있게 해 주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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