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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소통
왕의 소통
  • 최승우
  • 승인 2023.01.03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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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재 지음 | 푸른길 | 256쪽

왜 지금 우리는 ‘제대로’ 소통하지 못할까?
문화국가 조선에서 수백 년을 흘러 내려온 소통의 뿌리를 찾다

현재 우리는 각종 SNS를 통해서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하지만 계층, 지역, 세대, 성별 간 경험, 생각 등의 차이로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갈등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 부재의 시대’에 필요한 소통 전략은 무엇일까?

『왕의 소통』은 조선의 언관제도, 시사, 구언, 신문고, 사림의 지역문화 활동 등 왕의 다양한 소통과 그 이유를 보여 주며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저자는 조선시대 수백 년 역사 속 공공성을 강조하고 관계와 참여를 소중히 여긴 ‘바닥 다짐’ 덕분에 사회가 폭넓게 발전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근세조선 왕이 ‘왕답게’ 백성을 위해 행동하도록 길을 닦는 것은 관리의 소중한 역할이었다. 정성을 다해 바른 말을 하는 것이 충성이었기에, 왕이 언로를 막으면 목숨을 걸고 ‘아니 되옵니다’를 외쳤다. 이것이 때로는 불편해도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기에 존중했다.

“공론은 국가의 원기이다. 공론이 조정에 서 있으면 나라가 다스려지고 공론이 서 있지 않으면 어지러워진다. 만약 상하 모두에 공론이 없으면 나라는 망하고 만다(『율곡전서』).”

“거울이 없으면 자신의 생김새를 볼 수 없듯이 신하들의 간언이 없으면 정치적 득실을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 시세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가진 신하의 충언은 군주를 바르게 할 뿐만 아니라 천하를 태평성대로 만들 수 있다. 이처럼 간언이 중요한데도 신하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간언을 할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정관정요』).”

이 책은 다양한 상소문과 고서적, 기록을 인용하며 선조들이 ‘소통’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했는지에 대한 증거로 제시한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배운다. 해답이 떠오르지 않을 땐,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다양한 질문과 해석을 통해 역사가 걸어온 길을 차근차근 밟다 보면, 진정한 소통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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