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4:05 (토)
[화제의 인물] 미국 고등학술연구원 객원교수로 초빙된 박정순 연세대 교수
[화제의 인물] 미국 고등학술연구원 객원교수로 초빙된 박정순 연세대 교수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1.07.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07-24 17:05:10
아인슈타인, 괴델, 롤스, 토마스 쿤. 각각 물리학과 수학, 철학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받은 이들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영역과 사상이 다른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공통점은 바로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 중 하나인 고등학술연구원(The Institute for Advanced Study)과 교수 혹은 초빙 연구원으로 인연을 맺어왔다는 사실이다. 미국 프린스턴의 고등학술연구원은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학문탐구에 중점을 두면서 기초학문의 순수한 본질을 오롯이 지켜나가고 있는, 학자들에게는 꿈의 연구기관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연구원에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객원 연구교수로 초빙된 이가 있다. 바로 박정순 연세대 철학과 교수.

고등학술연구원은 5개 학부에서 매년 객원 연구교수들을 초빙하는데, 대외적으로 선전은 하지 않고, 논문과 프로젝트 등 세계 각국의 학자들이 응모한 연구성과를 놓고 면밀히 검토한 뒤에 초청 여부를 판가름한다. 마침 내년에 안식년을 맞는 박 교수가 평소 선망해왔던 고등연구원에서 학자로서의 폭을 넓히길 바라며 제출한 논문과 프로젝트들이 통과되면서 초청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

“기초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라면 누구나 고등학술연구원에서 연구하는 꿈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응모과정이 복잡하고 엄격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초청 받고 나니, 사회과학분야 최초의 한국 학자라는 사실에 기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박교수는 올해 9월부터 1년 동안 컴퓨터가 딸린 개인 연구실과 사무보조, 최고 수준의 숙식과 미화 5만달러까지 제공받으며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기초학문 분야의 홀대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의 학문현실에 비추어볼 때,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 박교수는 이 기회를 통해 그동안 천착해온 철학의 문제들, 특히 개인적 자유와 정의로운 분배와 관련한 자본주의 규범철학을 마이클 왈쩌 등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연구하게 된 것에 무엇보다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박 교수는 내년 8월, 초청기간이 끝나는 대로 학교로 돌아와 세계의 고등지식과 철학의 새로운 흐름들을 한국 현실에 접목시켜내는 계획을 세우느라 벌써부터 분주하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