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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의 사회과학
기본소득의 사회과학
  • 최승우
  • 승인 2022.12.15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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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 지음|336쪽|학지사

기초소득, 더 이상 단면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8개 전공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초소득 이야기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본소득’이 정치권의 중심 이슈로 떠올랐다. 기본소득론의 배경으로는 불평등과 양극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노동의 종말 등이 주로 이야기되고 있었고 작금의 문제 해결과 미래를 위해 그럴듯해 보이는 이슈였다. 하지만 한국 사회를 일거에 바꿀 정책 대안으로서 거론되려면 보다 정교하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기본소득은 자산조사나 근로조건 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개인에게 개별적으로 주어지는 주기적 현금급여이다.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변화는 일자리와 소득 간의 관계를 넘어서는 전 사회적 문제다." 이것이 경제학, 사회복지학, 사회학, 정치학, 인류학, 심리학, 언론정보학, 지리학을 전공하는 사회과학대학의 교수들이 머리를 맞대게 된 이유이다.

기본소득에 대해 각 분과 학문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를 나눴다. 책의 목적은 분명하다. 첫째, 주요한 사회적 이슈에 관해 사회과학의 다양한 시각에서 정밀한 분석을 시도한다. 둘째, 정치적 파급력이 큰 이슈에 관해서 우리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정리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은 일관된 하나의 답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니다. 기본소득이 오늘날과 미래의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무엇이 이슈의 핵심인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의 다소 다른 입장을 객관적으로 모은 결과물이다. 독자들이 정치권의 정파적 주장에 휘둘린 채 이뤄지는 단순한 찬반을 넘어서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자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이 편 저 편으로 갈린 정치적 대결 구도를 넘어서서 중요한 이슈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열린 토론을 이어 갈 수 있을 때, 우리의 미래는 과학적이면서 민주적인 방향으로 작성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소득에 관한 저자들의 노력의 결과물이 시민적 학습과 토론을 위한 건설적인 마중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돼 1장은 복지국가와 기본소득의 관계를 거시적으로 조망한다.

2장은 기본소득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태도에 관한 심리학적 분석을 제공한다.

3장은 기본소득 도입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일반 균형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한다.

4장에서는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제시된 기본소득 담론을 분석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다루는 언론 보도에 주목한다.

5장은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 발전이 ‘노동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낳기보다는 불평등 재생산을 심화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기본소득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6장에서는 전통적 좌·우파의 정치적 지형을 넘나들며 새로운 찬반 전선을 만들어 내고 있는 기본소득의 정치적 포용성과 인기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해석하고, 기본소득 논의에 내재된 ‘신자유주의적 사회연대’ 관점의 한계와 ‘공유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도출 가능한 적극적 전망을 검토한다.

7장은 생활의 불안정과 불평등의 세습을 극복하고 기본 생활조건과 기회의 균등을 추구해 공정과 정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공간의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지막 8장은 앞의 논의들을 총괄적으로 조망하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정치적 논의가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갖는지’에 대한 사회적 가치의 분배 과정과 직결되는 것임을 보여 준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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