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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이야기
앙코르 이야기
  • 최승우
  • 승인 2022.12.15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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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 지음 | 미진사 | 544쪽

2022년 우수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대륙부 동남아시아에서 630년간 융성했던 나라의 이름 앙코르(Angkor Empire, 802-1431). 이제는 역사의 퍼즐 조각이 되어버린 밀림 속 유적들을 돌아보면서 옛 왕조의 운명과 그곳의 삶을 그려보고 찬란했던 크메르 문명의 지난 시간들을 되짚어본다.

크메르 건축 전공자이자 유적 복원 전문가로서 캄보디아 현지의 복원 현장에서 유적과 직접 대면해온 이 책의 저자는 옛 왕조의 역사를 친근하면서도 상세히 소개한다.

오직 저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흥미로운 앙코르 제국의 이야기와 저자가 직접 촬영한 350여 점의 사진들은 차갑고 무뚝뚝한 돌무더기에 담긴 지난 시간을 독자의 눈앞에 펼쳐 보이는 듯하다. 유적은 역사의 산물이며 역사는 그 역사를 만든 사람들의 사상과 궤를 함께한다. 저자는 앙코르 유적의 풍경에 대한 개인적 감상이나 묘사에 그치지 않고, 앙코르 문명의 역사, 인물, 종교, 건축을 총체적으로 다룸으로써 앙코르 유적에 대한 입체적인 안목을 선사한다.

본문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의 축은 앙코르 제국의 건축이다. 사원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앙코르 제국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저자는 탁월한 시선으로 조망한다. 또 하나의 축은 동남아 사상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앙코르 제국의 인문 정신이다. 일반인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앙코르의 전설, 종교 의례 및 영웅 이야기는 앙코르 건축에 대한 저자의 놀라운 통찰과 조화하며 앙코르 제국의 사회문화를 다채롭고 흥미롭게 바라보게 해준다.

그 밖에도 앙코르 왕조표와 앙코르 왕조의 세력 확장을 엿볼 수 있는 9-12세기 동남아시아 지도와 앙코르 신(申)들을 정리한 목록을 첨부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앙코르 제국을 처음 접하는 독자나 크메르 문명을 깊이 알고 싶은 독자, 유적에 새겨진 인간의 내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여행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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