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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의료안전강화기술개발사업 1차년도 결과 발표
감염병의료안전강화기술개발사업 1차년도 결과 발표
  • 방완재
  • 승인 2022.11.21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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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역연계범부처감염병연구개발사업단·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으로 3년간
간호과학대학 윤은경 교수팀 선정돼, 코로나19 상황 의료현장 인력관리 문제 해결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간호과학대학 윤은경 교수 연구팀이 (재)방역연계범부처감염병연구개발사업단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감염병의료안전강화기술개발사업’의 1차년도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제기된 의료현장의 인력관리 문제 해결을 위해 융복합 첨단기술을 활용한 의료현장 감염병 관리 및 안정성 고도화 추진이 목표이다. 

초불확실성 시대의 보건의료기관 감염병 위기대응 업무연속성계획 수립
코로나19 팬데믹은 초불확실성 시대의 재난과 그것으로 인한 위기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현대사회는 변화의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하며, 복잡성과 모호성이 커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중세의 감염병과 다르게 코로나19는 불확실성과 복잡성 시대에 발생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의 동태성이 매우 커 올바른 대응 방향뿐만 아니라 그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 

초불확실성 시대의 예측 불가능한 재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는 말할 것도 없고,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사소한 상황판단 착오나 대응 행위의 지연도 어느 순간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위기의 원인으로 증폭된다. 문제의 원인과 결과 사이의 시간적, 공간적 거리가 멀수록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수준은 떨어진다. 하지만 시·공간의 사이에서 문제 상황은 더 크게 증폭되기 마련이다. 코로나19와 같이 완벽한 예방이 불가능한 감염 재난 상황에서 슬기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최적의 선택은 적응할 수 있는 회복력과 지속 가능한 대응 시스템을 미리 구축하는 것이다. 재난에 민감한 상황인식, 효과적인 예방·처방적 대응 매뉴얼 확립, 지연 없이 민첩하게 대응할 실행 시스템이 필요하다.

성공적으로 감염병 팬데믹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감염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시스템 동학(System dynamics) 차원에의 분석과 시뮬레이션 지식 기반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윤은경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 대응해 감염병 확산 및 대응과 관련된 시스템의 복잡성을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하는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오는 2024년까지 이어지는 3년간의 연구 중 1차년도 연구에서 감염병 대응 의료시스템의 한계 상황을 분석해 시스템 차원의 인력 대응 전략 부재로 환자(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 업무(진단과 치료 등)가 단절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보건소 등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의료시스템의 ‘업무연속성’이 단절되는 상황에서 회복력 있는 대응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한 보건의료기관의 ‘업무연속성계획(이하 BCP)’의 바람직한 수립 방향을 도출했다. 

윤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 보건의료기관의 절반 이상이 의료인력 감염에 대비하기 위한 BCP를 수립하고 있지만, 실제로 재난 상황 적용에는 장애요인이 많았다. 현재 의료기관의 BCP에서는 의료인력 감염으로 업무 연속성이 저해되는 상황 발생 시 ‘의료인력의 격리기간 축소’를 주요 계획으로 설정하는 등 지속 가능하지 않은 미봉책이나 위기를 증폭할 수 있는 실수를 계획에 담고 있었다.

50개 의료기관과 1,015명의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응답 기관의 약 68.0%에서 BCP 실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BCP의 전제는 위기 단계별로 우선순위가 낮은 부서와 업무는 줄이고, 대체 불가능한 필수 업무에 인력을 배치한 효율적 인적자원 관리에 있다. 그러나 의료인력 감염시 업무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경우는 약 14.2%에 불과했고, 대다수의 의료기관에서 신규인력(41.0%) 또는 파견인력(6.0%)을 활용해 업무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을 위해 투입된 파견 의료인력이 업무수행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81.0%나 될 정도로 대응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의료종사자의 업무가 더 가중돼 평균 초과 근무시간이 약 2.6시간으로 늘어나 약 70.0%가 번 아웃 상태가 되는 의료시스템의 붕괴 가능성이 증폭되는 구조가 작동될 수 밖에 없다. 

윤 교수 연구팀은 넥스트 감염병 팬데믹에 대한 대응 시스템 설계를 위한 중요 요인이 대응 인력의 양성(확보)임을 주장한다. 그 근거 중 하나는 ‘코로나19 대응 기간에 1/3 정도의 간호사가 사직했다. 그동안 신규인력을 계속 채용했지만, 숙련된 간호사가 부족해 감염전담병원에서 일반의료체제로 정상화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공공병원 관리자의 인터뷰 결과이다.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갖춘 의료인력자원 양성과 수급은 단기간에 불가능하다. ‘리드 타임(lead time)’이 길기 때문이다. 윤 교수 연구팀은 정부와 의료기관이 업무연속성 계획을 수립할 때 ‘위기 상황 대응에 걸리는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부족하다면 시스템적으로 가장 위험한 결과가 도출될 것’을 고려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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