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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중심 대학들 윤곽 뚜렷해져 … 대학원생 쏠림 현상 생길듯
연구중심 대학들 윤곽 뚜렷해져 … 대학원생 쏠림 현상 생길듯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6.05.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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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2단계 BK21 사업 선정 결과

2단계 BK21사업 선정 결과가 발표되자, 그간 마음을 졸이며 선정결과를 기다렸던 상당수의 사업단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교육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업단들을 뽑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 예측하기 어려웠던 사업단들이 함께 선정된 데다, 거의 떨어졌다고 생각했던 사업단들도 일부 선정돼서, 평가 후폭풍에 시달리는 곳은 예상외로 많지 않았다. 대신 앞으로 BK21사업 선정 결과에 따라, 대학들이 단일 혹은 여러 학문 분야가 대학원 중심인 연구중심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으로 나뉘고, 2단계 BK21사업단을 향한 대학원생의 쏠림 현상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편집자주>

“2단계 BK21 사업단이 있는 곳에 대학원생이 몰릴 것이다.”

대학들은 지난달 27일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2단계 BK21 사업 선정결과를 발표하자, 대학원 학생 모집의 판도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쏟아냈다. 1단계에 비해 사업단 수가 훨씬 늘어났기 때문에, 대학별로 2단계 BK21에서 떨어진 분야는 예년보다 대학원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었다.

또 이번 BK21 결과에 따라, 대학들을 △전체 혹은 여러 학문분야가 대학원 중심인 대학 △특정 분야만 대학원 중심인 대학 △학부교육 중심인 대학으로 구분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교육부가 그간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겠다던 수도권 7~8곳, 지방 7~8곳 대학의 대략적인 윤곽이 이번 사업으로 드러났다는 것.

이번 2단계에서 수도권 대학으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인하대, 경희대, 이화여대, 건국대 등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고, 지방대로는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을 비롯해 부산대, 전남대, 충남대, 충북대, 전북대, 경상대 등이 여러 분야에서 선정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BK21사업으로 지원받는 석·박사과정생은 약 2만1천여명이고, 포스트닥·계약교수는 약 2천4백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단계 때에 대부분의 석·박사과정생들이 BK21사업단 유치 대학으로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2단계 때에도 BK21 사업단을 향한 대학원생들의 쏠림 현상이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수도권 대학들 현황 = 10여곳이 넘는 분야에서 대형사업단 따내는 등 대부분의 학문 분야가 연구중심을 지향하게 된 수도권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5곳이었다. 이외 대형 사업단에 5~10개 정도 선정돼 특정 분야만을 연구중심으로 만들게 된 대학은 인하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3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사업단(팀)을 거느리게 된 대학은 단연 서울대였다. 신청한 61개 사업단(팀) 중 44개 사업단(팀)이 선정됐는데, 대형사업단의 경우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한 곳도 떨어지지 않은 반면 인문사회 분야에서 사회학, 사회복지, 언어학 등 8개 분야에서 고배를 마셨다. 핵심도 25개 팀중 16개 팀만이 선정됐다.

그 다음으로 33개 사업단(팀)이 선정된 연세대가 사업단(팀)이 많았고, 그 뒤를 각각 28개 사업단(팀)이 선정된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이 이었다. 이 중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 지원한 모든 분야가 다 뽑힌 반면, 상대적으로 고려대는 수학, 화학, 응용생명 분야에서 떨어지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도권 대학 중 이번 선정에서 큰 타격을 입은 대학은 서강대, 중앙대 등이었다. 서강대는 4분야의 과학기술 분야 사업단을 꾸렸으나 물리, 수학 분야에서 낙마했고, 중앙대는 6개의 과학기술 분야 사업단이 다 떨어진데다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영상 한 곳만이 선정됐던 것이다.

소재지는 지역이지만, 전국단위에서 수도권 대학들과 경합한 한국과학기술원과 포항공대는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특성을 잘 살림에 따라, 대형사업에서 신청사업단이 모두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 지역 대학원, 부산대·전남대 다수 선정 = 지방대학원 육성사업에서는 애초에 54개 사업단이 선정될 예정이었지만, 7백25억의 예산에 맞춰 과학기술 분야 58개 사업단, 인문사회 분야 17개 사업단 등 총 75개 대형사업팀이 선정됐다. 지역단위로 제한한 데다, 지방의 사립대들 중 많은 사립대들이 BK21사업에 참여하지 않아서 지역 국립대들끼리 경쟁한 측면이 크다.

그 결과, 대학원생도 많고 규모가 큰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 3개 대학이 10개 이상의 대형사업에 선정되고, 충남대, 충북대, 전북대, 경상대 등도 5개 이상의 대형사업에 선정되는 등 6~7개 지역 거점 대학이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구조개혁 가점이 높은 대학들이 이번에 선전했는데, 국립대 통합이 성사된 부산대와 전남대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사업단수로 보면, 부산대 대형 19개, 핵심 4개 사업단(팀), 경북대가 대형 10개, 핵심 5개 사업단(팀), 전남대가 대형 13개, 핵심 14개 사업단(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은 이번 BK21사업에서 전체 학문 분야에 걸쳐 대형 사업단을 따냈기 때문에 대학 전체가 대학원이 중심이 지역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될 전망이다. 농생명, 기계, 화학처럼 특정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낸 경상대 등의 대학들은 해당 분야만을 연구중심으로 특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분야별로는 과학기술분야의 사업단은 많은 대신, 인문사회 분야의 사업단은 적은 게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법·정치·행정 분야, 영상 분야의 대형 사업단은 한 곳도 없었으며, 역사·철학 분야는 전남대만 선정되는 등 학문적 편향이 매우 심했다.

□ 의학 분야는 ‘후하게’, 경영 분야는 ‘엄격하게’ =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사업단은 21곳으로 대폭 늘었다. 계획대로라면 12곳을 선정했겠지만, 교육부는 “과학기술분야의 선정비율(75%)과 지원예산의 형평성을 높이고, 기초의학 육성한다”라는 차원에서 선정 사업단을 늘렸다고 밝혔다.

의학 분야는 건국대 등 완전전환대학 8곳, 부분전환대학 8곳, 치의학 분야는 경북대 등 5곳을 선정했다. 이들 대학에는 총 1백68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그러나 경영전문대학원의 경우는 신청한 14곳 가운데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4곳만을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타 다른 분야가 거의 늘어난 반면, 이 분야는 처음에 4곳을 선정하리라고 한 계획을 고수한 것.

때문에 동국대, 중앙대, 한국정보통신대처럼 자동 탈락한 대학을 제외하고, 경영전문대학원 예비인가를 받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은 이번 BK21사업에서 안타깝게 고배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 한양대가 핵심사업팀 가장 많아 = 소형 핵심사업의 경우에는 과학기술 분야에 382팀, 인문사회 분야에 201팀 등 총 88개 대학에 5백83개 사업팀이 신청했고, 3백25개 사업팀이 선정됐다. 지난해 12월 공고를 낼 때까지만해도 2백90여개의 핵심 사업팀을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선정 과정에서 예산 여유분이 생기자 사업팀 수가 늘어났다. 과학기술 분야에 4백84억원, 인문사회 분야에 90억원 등 총 5백74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대학별로는, 한양대가 18개 사업팀으로 가장 많이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대(16개), 경희대(15개), 부산대(14개), 전남대(14개), 이화여대(13개), 서울시립대(12개), 건국대(10개) 등이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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