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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뽀개기
생각 뽀개기
  • 최승우
  • 승인 2022.11.10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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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원 지음 | 우리나비 | 207쪽

“생각은 우리를 지배하는 주인이 아니라, 우리가 필요할 때 꺼내어 쓰는 도구!”

일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서른한 살의 ‘남고민’은 이 시대의 평범한 회사원이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처리해야 할 많은 업무들과 반복적인 일상, 그리고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되는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급기야 연인과의 이별로 후유증을 겪으며 만성 괴로움에 시달리게 된다. 어느 날 문득 그는 괴로움을 없애는 방법을 찾기 위해 생각전문가 ‘하루’를 찾아간다. 하루는 남고민에게 가능성을 생각의 관성에 가두지 않기, 모든 일에 결론을 내리지 않고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생각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어떤 대상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고정 관념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생각의 비교 기능에 매몰되어 질식하게 만들지 않기, 머릿속에 올라온 생각을 단순하게 보기, 생각의 해석이 내린 의미를 의심하기, 사람들을 생각으로 보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보기 등 다양한 예시와 증명을 제시하고 때로는 충격 요법을 이용하여 생각의 오류와 한계를 알려 준다.

그러는 동안 남고민은 차츰차츰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게 되고 삶에는 그 어떤 문제도 없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살아왔던 자신과 마주한다. 그는 고군분투하던 인생이었기에 늘 바빴고, 노력만 하면 언젠가는 성공과 행복이라는 목표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었으나 근심, 걱정, 슬픔, 자괴감, 수치심, 무력감, 열등감에 휩싸여 자신을 책망하던 과거를 반추한다. 마침내 그는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항상 문젯거리로 취급하며 허구를 좇느라 외면했던 자아를 마주하며 눈물을 흘린다.

사람들은 행복과 기쁨, 성공을 추구하는 동시에 절망과 슬픔에 휩싸이기도 하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런데 성공, 행복, 기쁨과는 정반대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생각들은 외면하고 없애려고만 하지 그 또한 전부 내 삶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보고 겪어 봤을 법한 이야기들을 작가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여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낸다. 동양적 화풍의 배경에 귀여운 주인공 캐릭터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마치 우리가 지혜의 숲, 혹은 어떤 치유의 공간에 들어가듯 그들과 함께 힐링 여행을 떠나게 해 준다.

한편 남고민의 전 여자친구나 직장 상사의 모습을 통해 우리 주변의 인간관계에서 나와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백퍼센트 있을 수 없음을 보여 준다. 그들 역시 겉으로는 활발하고 진취적이고 때로는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로 무장한 듯 보이지만, 정작 나약하고 초라한 자신을 감추기 위해 강한 척하는 보통 사람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경제적·문화적으로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반면 사람들의 행복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치열한 경쟁, 부의 양극화, 외모 지상주의와 같은 문제점들로 인해 사람들은 우울, 불안, 절망, 분노, 슬픔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늘 곁에 끼고 살아가고 있다.

『생각 뽀개기』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아이러니를 꼬집으며 정신적 문제들 대다수는 자신의 생각과 믿음에서 나온다는 점을 통찰한다. 또한 현대인들의 생각을 분해, 분석하여 착각과 오류, 오해를 파악함으로써 생각으로부터 자유롭고 진정한 삶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삶의 접근 방식을 포착하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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