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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하·조강순 부부, 숙명여대에 20억 원 펀드 기부
권준하·조강순 부부, 숙명여대에 20억 원 펀드 기부
  • 방완재
  • 승인 2022.11.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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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학 최초로 비현금성 자산인 우량 펀드 활용한 '자가발전형 재생산 기부 모델' 구축해 새로운 기부 문화 확산 기대

- 숙명여대 비롯해 교육 및 복지기관에 현재까지 총 73억 원 기부..."나눔은 곧 인생의 완성이라 생각"
(사진 왼쪽부터) 조강순 동문,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권준하 대표
(사진 왼쪽부터) 조강순 동문,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권준하 대표

개인 투자자로서 거액의 자산을 운용하는 독지가가 여성 교육을 위해 써달라며 아내의 모교에 20억 원 상당의 펀드를 기부했다.

숙명여자대학교(총장 장윤금)는 지난 11월 8일(화) 교내 행정관에서 권준하, 조강순 부부 발전기금 전달식 행사를 개최하고 부부로부터 유언대용신탁을 통한 펀드 발전기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국내 대학 중 최초로 비현금성 자산인 펀드를 활용해 발전기금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조강순 동문이 소유하고 있는 20억 원 규모의 펀드의 수익자로 숙명여대가 지정돼 매년 2회 발생하는 펀드 운용수익을 발전기금으로 받고, 유언대용신탁으로 조 동문의 사후에 펀드의 명의를 이전받는 것이다. 전문운용사가 관리하는 해당 펀드의 수익률은 매년 8~10% 내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하, 조강순 부부는 이번 기부에 대해 “근검절약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나눔이란 곧 인생의 완성’이라는 생각에 기부를 시작했다”며 “우리나라 여성 교육의 발전과 사회 양극화 해소에 기여한다는 보람과 기쁨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숙명여대에 기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익산화물터미널을 운영 중인 권준하 대표는 1968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다 독립해 자동차 관련 사업을 경영했다. 일찌감치 금융 재테크를 통한 자산 증식에 관심을 두고 약 30년 전부터 개인 투자활동을 해왔으며, 1998년 외환위기, 2001년 IT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오히려 과감한 투자로 큰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아내인 조강순 동문은 숙명여대 약대를 1968년 졸업한 뒤 약국을 경영하면서 검소한 생활로 내조에 힘써왔고, 모교의 발전을 위해 이번 기부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비현금성 자산인 펀드를 교육기관에 기부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부부의 이번 기부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부 문화가 발달한 일부 해외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펀드의 운용과 관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오히려 기부를 받겠다는 곳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권 대표가 공익기관, 장학재단 등을 찾아 기부 의사를 밝혔지만 선뜻 받아주는 곳이 없어 ‘원금보장을 해줄테니 제발 받아달라’고 통사정을 했을 정도다.
 
권 대표는 “수십 년 동안 투자를 하면서 펀드만큼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는 것이 없는데 이처럼 좋은 방법을 활용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현금같은 일회성 기부가 아니라 우량펀드를 통해 일종의 자가발전 재생산 기부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다운 기부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기부를 시작한 권 대표는 숙명여대 외에도 서울대 동문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지금까지 총 73억 원에 달하는 기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주식 투자를 통해 이미 자녀와 손주들에게는 상속이 완료됐기에 부담없이 기부를 계속 할 수 있다”며 “이번 기부를 통해 앞으로 비현금성 자산 등을 활용한 다양한 기부 문화가 국내에도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은 “매년 발생하는 수익금은 재학생 장학금으로 소중히 쓰일 예정”이라며 “여성교육과 기부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부부의 큰 뜻에 숙명여대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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