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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역문예론
유역문예론
  • 최승우
  • 승인 2022.10.20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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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기 지음 | 솔 | 924쪽

저자 임우기 평론가는, 오랫동안 우리 한국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독창적 문학비평 작업을 해왔다. 저자는 문학예술 작품을 분석하면서 종래의 작품 분석에 주요한 이론적 분석 방법 틀을 적용하는 대신, 작품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창조적인 생명의 핵심을 밝혀 보여줘 왔는데, 그것은 저자의 문예비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창조적 유기체론’이라 이름할 수 있다.

‘창조적 유기체론’을 특징으로 하는 ‘유역문예론’은 작품의 표면에 드러나는 화자나 사건, 중심 주제를 둘러싸고 그것을 작동시키는 일종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힘은 우뚝 선 작품의 바닥에 가라앉아 있으나, 그것이 하나의 생명임을 증거한다는 의미에서 ‘그늘’이며, 눈에 띄지 않으나 작품을 속속들이 감싸고 있다는 면에서 ‘은미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예술 작품의 생동하는 움직임을 관통한다는 점에서 역동적인 유기체론이며, 외부적인 이론적인 분석 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창적이고 근대 비판적인 이론이다.

저자는 새로운 문예이론의 가능성을 확립한 전작 『네오 샤먼으로서의 작가』에 이어 이번 비평집 『유역문예론』에서 ‘유역문예론’의 사상적 연원과 방법론적 세부, 다양한 문학예술을 망라한 비평작업을 통해 한국사회와 문학사에서 희귀하고 독보적인 문예비평의 한 장을 펼쳐놓고 있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이 책의 1부에서는 ‘유역문예론’의 근본 문제의식을 살핌으로써 ‘열린 개념’으로서의 ‘유역’을 이해하고 한국이라는 특수한 ‘유역’의 예술 작품을 분석하는 방법론의 세부로서 동학, 단군신화, 샤머니즘, 귀신론 등을 논한다. 2~4부는 1부에서 정립한 ‘유역문예론’을 바탕으로 각각 시, 소설, 영화·미술 작품을 분석하여 기존의 문예이론이 짚어내지 못했던 작품에 드리운 ‘그늘’, ‘창조적 유기체’가 활동하는 ‘은미한’ 지점을 밝힌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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