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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신학연구소 ‘가상과 실재(virtuality & reality)’ 학술대회 개최
서강대 신학연구소 ‘가상과 실재(virtuality & reality)’ 학술대회 개최
  • 배지우
  • 승인 2022.09.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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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총장 심종혁) 신학연구소는 오는 22부터 이틀간 ‘가상과 실재, 4차 산업 시대의 인문학적 성찰’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4차 산업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은 디지털 혁명(3차 산업혁명)에 기반하여 물리적 공간, 디지털 공간 및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으로 특징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고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메타버스에서 일상이 진행되는 시대이다.

우리에게 던져지는 질문은 이제 가상과 실재(현실)의 경계는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어떤 이들이 말하듯 본래 우주와 인간으로 보이는 이 세계 자체가 시뮬레이션과 아바타들의 세계일 뿐인지, 혹은 그런 시뮬레이션의 가상세계 가운데 신 또는 절대 무(니르바나)만 실재하는 것인지. 이런 질문에서 자아, 존재자와 신의 문제도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천주교의 미사가 가상현실(줌 프로그램 등)에서 이루어졌는데, 여기서 신의 현존은 가상에 그치는가, 아니면 시공간을 초월한 신의 힘이 현실화 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이런 질문은 그리스도교의 성사론에 국한될 것처럼 보이지만 종교적 신비체험으로 여겨지는 신체험(깨달음 체험) 일반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런 질문은 우리의 체험에는 그 강렬함에 따라 실재성의 위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따라서 실재(현실)를 유비적(analogically)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의 질문이 이어진다. 정신분석학이 발전하면서 꿈과 현실을 가상과 실제로 분별하는 것을 넘어 꿈(무의식)이 의식 현실보다 더 실재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을 현실(실재)로 보느냐에 따라 그 반대도 가능할 것이다. 역사는 사료를 가지고 사실을 말한다고 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허구로 조작되어 고정되지는 않는가? 누가 관찰하느냐에 따라서 어떤 언어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서 달라질진대 소위 역사적 실재와는 다른 료는 없는가? 하나의 사료가 아니라 한 시대의 다양한 사료가 다층적으로 모여 있고 이를 비당파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더 진실에 가까운 실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다양한 질문들은 우리가 “가상과 실재” 양자 구별의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양자 사이에 얼마나 다양한 현실의 층위들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차이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학제 간 연구를 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학회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부족하나마 철학, 신학, 뇌과학, AI 로봇학, 디지털미디어학의 연구자들을 초대하여 생각과 체험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본 학술대회는 9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강대 가브리엘관 109호에서 진행되며, 줌으로 실시간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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