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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분야에 투자 별로 없어요"
"바이오 분야에 투자 별로 없어요"
  • 최장순 기자
  • 승인 2006.03.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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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바이오페스티벌 2006, "비아그라", "복어" 등 눈길끄는 발표들

지난달 16일 개최된 '포항바이오페스티벌 2006'은 경북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위한 산·학·연의 한마당이었다. 7가지 주제의 발표 가운데 눈길을 끄는 발표가 여럿 있었다.

"비아그라" 구조 밝혀 네이쳐에...

단백질은 거대한 분자로 체내 생화학 반응에 직접 참여하는 부분이 정해져 있는데 그 부분을 활성부위라 부른다. 이 활성부위에 적절한 화합물이 결합하여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저해하는 작용을 하면 약이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신약 발굴 과정은 질환 단백질이라는 자물쇠를 열기 위해 그에 맞는 열쇠를 찾아내는 과정이라는 것.

(주)크리스탈지노믹스(이하 (주)크리스탈)는 이러한 원리에 착안하여 단백질의 구조에 맞춰서 결합할 수 있는 화합물을 고안, 발굴해내는 기술을 획득했다. 이를 '구조기반신약발굴'이라고 한다. (주)크리스탈의 노성구 이사는 "'구조기반신약발굴'은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새로운 화합물을 발굴할 수 있고, 무엇보다 부작용이 없는 약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 구조기반 신약발굴과 고속약효 검색 © (주) 크리스탈지노믹스

노 이사에 따르면, 단백질의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안다면 그 차이점을 활용해서 다른 단백질에는 결합할 수 없는 화합물을 고안해내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기술을 이용하여 (주)크리스탈은 비아그라의 작용원리를 규명하여 '네이쳐'의 표지를 장식하게 되었다('Viagra target: crystal structure of phosphodiesterase5', 'Nature', 2003년 9월 4일자).

"복어"로 항암제 만들 것...

박진현 (주)푸드사이언스 대표는 '복어를 이용한 항암제 개발'이라는 발표에서 "현재 신약개발로 가는 단계이고, 작년 12월에 항암 치료용 조속물 특허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신약으로 완성되려면 단일물질이 파악되어야 하고, 그 구조까지 밝혀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현재 이 연구는 "복어 안에 있는 수천에서 수억에 이르는 단백질 성분 가운데 항암성분이 있는 단백질을 찾는 과정" 중에 있다.

현재 이 연구에는 포항공대 생물학과와 화학공학과, 연세대 의대가 참여중이다. 이 연구에서 항암제 개발을 연구 중인 김건홍 연세대 교수(의대)는 "복어의 항암기능을 세포배양모델에서는 확인했다"라고 했지만, "복어의 어떤 추출물이 어떤 경로를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것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러한 연구 과정에 있어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박진현 대표는 "보통 투자자가 1-2년 안에 결과를 볼 수 있는 분야에만 투자하다보니까 바이오 분야에는 투자가 별로 없다"라고 대답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에서 펀드를 조성해도 5년 정도 기한을 두는데,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데에만 1년이 소요된다. 펀드 회수 기간이 4년밖에 남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아쉬워했다. 투자대상 물색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엔 원천기술…産·學·硏·官의 긴밀한 공조도 있어야

이 밖에도, '21세기 바이오사업의 진로', '산은기술평가원 기술사업화 지원사업', '경북지역 바이오산업의 현황과 진흥전략', '바이오벤처, 투자받으려면' 등의 제목들도 눈에 띠었다.

이들 발표문은 국내바이오벤처의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기술 육성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을 통해 원천기술 연구에 더욱더 박차를 가할 것과 産·學·硏·官이 더욱 긴밀하게 공조할 것을 강조했다. 결국, 이들 발표문은 연구기술 개발 및 유관기관과의 돈독한 연계를 통해 포항을 포함한 경북지역이 바이오메카로서 부상해야 한다는 일종의 '선언문'과 다름이 없다.

정부에서는 연평균 2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산업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하고 올해부터 5년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10년까지 세계 7위권의 바이오산업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상정하고 있는 정부의 계획 속에서 연구자들을 만족시킬만한 발빠른 지원과 원활한 투자가 이루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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