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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수퍼박테리아, 금속-항생제 결합 나노-항생제로 극복”
경희대 “수퍼박테리아, 금속-항생제 결합 나노-항생제로 극복”
  • 배지우
  • 승인 2022.08.18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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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 슈퍼박테리아 극복 가능 나노-항생제 개발 전략 세계 최초 제안
- 관련 연구 성과 세계적 학술지 ‘Nanoscale Horizons‘ 표지논문으로 게재

‘슈퍼박테리아(Super Bacteria, 다제내성균)’는 항생제 내성이 강해 치료하기 어려운 세균으로 ‘슈퍼버그(Super Bug)’라고도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초 전 세계 제약사가 개발하는 항생제 파이프라인 진행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슈퍼박테리아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항생제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항생제 개발은 제약사가 적극적이지 않은 분야인데, 이는 연구 개발 비용에 비해 이익이 다소 작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 세계 연구진이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물질을 찾거나 기존의 항생제를 개선할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가 슈퍼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 메커니즘을 우회하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김도경 교수는 항생제 ‘셉트린’과 ‘금 이온’을 결합한 ‘약물-금속 복합체’ 개발 전략을 발표했고, 관련 연구 성과는 최근 세계적 학술지인 'Nanoscale Horizons'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가 슈퍼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 메커니즘을 우회하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김도경 교수는 항생제 ‘셉트린’과 ‘금 이온’을 결합한 ‘약물-금속 복합체’ 개발 전략을 발표했고, 관련 연구 성과는 최근 세계적 학술지인 'Nanoscale Horizons'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셉트린과 금 이온 결합한 ‘약물-금속 복합체’, 다제내성균 내성 메커니즘 극복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가 최근 새로운 항생제 개발 전략을 세계 최초로 제안했다. ‘약물-금속 복합체’가 그 방법이다. 생물학적 활성을 가진 천연물을 금속과 결합시켜 나노입자 항생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김도경 교수는 ‘셉트린(Sceptrin)’과 ‘금 이온(gold ion)’을 결합해 나노크기의 복합체를 만들었고, 이 물질의 항생제의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Sceptrin-Au nano-aggregates(SANA) for overcoming drug-resistant Gram-negative bacteria’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세계적 학술지 <Nanoscale Horizons>(IF=11.684)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기존에는 유전자적으로 내성이 생긴 경로를 우회하는 방식이나 새로운 항생제를 찾았다. ‘신약 재창출(Drug Repositioning)’도 그 방법의 하나다. 항암제로 쓰던 물질을 항생제로 사용하는 식이었다. 김도경 교수가 활용한 셉트린은 바다에서 추출한 천연물로 다양한 생물학적 특성이 알려져 있다. 김도경 교수는 “셉트린과 같이 일정 수준 항생 효과는 있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아 다제내성균에 쓰지 못하던 약물을 약물-금속 복합체 형태로 전환함으로써 균이 갖는 약물 내성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제내성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방법은 다양하다. 유전적으로 약물이 들어오면 스스로 버티던가, 유입된 약물을 배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항생제를 그대로 사용하면 다제내성균을 극복할 수 없다. 김도경 교수는 다제내성균의 항생제 내성 메커니즘을 극복해 기존 항생제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금속과 융합할 수 있는 항생제를 찾아 새로운 항생제로 개발할 수도 있다. 김도경 교수는 “본 연구에서의 전략은 균의 입장에서 보면 만만해 보이는 기존 항생제를 사람으로 생각하면 벌크업 시킴으로써 균이 무서워 할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비록 새로운 방식의 항생제도 결국 내성은 생기겠지만, 비교적 간단하게 다제내성균을 극복할 수 있는 항생제를 제작할 방식을 개발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SANA,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라기보다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전략
김도경 교수는 금 이온과 셉트린을 결합했고, 그 약물은 ‘SANA(Sceptrin-Au nano-aggregates)’라고 이름 붙였다. 금속은 유기물질이 달라붙어 결합해야 하는데, 셉트린이 어떤 금속에 선택성을 갖는지와 이의 생물학적 독성을 연구했다. 만약 셉트린이 특정 금속에 선택성을 갖더라도 금속이 인체에 해롭다면, 약물 제형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민(amine)은 금속과 결합성이 좋다. 아민이 많은 물질일수록 금속과 결합하기 쉬운데, 셉트린은 이 조건을 잘 갖춘 물질이다. 김도경 교수는 다양한 항생제 물질과 금속을 결합하며 그 가능성을 탐구했다. 그중 금과 셉트린이 가장 좋은 효율을 보였다. 또한 금은 소량으로 인체에 유입해도 큰 독성이 없다. 

금 이온과 셉트린을 융합한 이후에는 두 물질 중 어떤 물질이 다제내성균에 효율이 있는지 살폈다. 금 이온과 셉트린은 각각은 효능이 없었고, SANA는 높은 효율을 보였다. 김도경 교수는 병원을 내원한 환자에서 수집한 대표적인 다제내성균 4개에 SANA를 활용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SANA의 투약 정도를 조정하며 효과를 보이는 최소 농도도 밝혔고, 독성 실험을 진행해 안전성도 확보했다. 

김도경 교수는 “셉트린의 화학 구조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약물보다 임상에 적용하기 수월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 같은 경우는 이미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된 물질로 위험성이 적다”라며 “SANA는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기보다는 새로운 전략으로 만들어진 물질이다. 바람이 있다면 제약사에서도 이런 성과에 관심을 가져 함께 연구하고 이 전략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고 자부심도 있는 연구였다. 3년이 넘는 시간을 연구했는데,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 점이 가장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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