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09:35 (일)
칭화대, 1백개 산하기업에 연 2조원 버는 '공룡기업'
칭화대, 1백개 산하기업에 연 2조원 버는 '공룡기업'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6.01.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동향: 중국에 불어닥친 산학협동 열풍

2단계 BK21에서 산학협동을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당락의 열쇠로 등장함에 따라 한국 대학들이 기업 붙잡기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이런 강한 드라이브는 사실 전세계 정부가 대학을 장악하고 기술 및 인재를 경쟁적으로 개발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산학협동 열풍이 그 강도에 있어서 신흥제국으로 등장하고 있는 중국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이에 대해 지난해 말 한국외대 외국학종합연구센터에서 펴내는 소식지에 '중국대학가 산학협동 열풍'이란 글을 실은 강진석 한국외대 교수는  칭화대의 사례를 들어 이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칭화대는 대학내 과학기술개발부라는 기술이전 조직을 만들어 국내외 1천개 이상의 기업과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칭화대는 기업과의 제휴를 넘어 대학 하위에 1백여개의 기업을 보유한 재벌대학으로서의 명성을 쌓아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런 활동을 통해서 생산되는 이른바 '기술'은 어느 정도일까. 칭화대의 연간 기술생산 건수는 8백여건 이라고 한다. 물론 기업에 흘러들어가는 '성공품'일 경우다. 현재 33개 다국적 기업이 칭화대와 '중국시장 연구'를 위해 제휴를 맺고 있으며, 50여개 기업이 이 대학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칭화대 학생업무처 장춘성 부처장은 여기엔 "삼성, 포스코, 삼창기업 등 한국기업도 포진해 있다"라고 밝힌다. 현재 칭화대 학생 중 25%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80%를 기업이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례에서 살펴지듯 아마 한국 정부가 2단계 BK21로 노리는 것도 우량대학에 기업의 돈이 넘쳐흐르게 하는 것이리라.

기업이 장학금을 주는 목적은 세가지다. 기업 이미지 제고, 칭화대의 우수졸업생 스카웃, 칭화대의 정보력을 통해 중국 시장정보 파악이다. 지난 2003년부터 매년 2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포스코차이나는 최근 칭화대 출신 8명을 뽑아 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고 밝힌다.

▲칭화대 센젠연구원 ©

그렇다면 칭화대는 어떻게 이렇게 급부상할 수 있었을까. 강 교수는 그것을 칭화대의 R&D(연구개발) 능력의 자체강화 덕분이라고 본다. 전국 대학 교수 3천명 중 2천명이 연구개발에 몰두하는 이들이며, 석박사 6천명이 교수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연구중심으로 특화된 대학인 셈이다. 롱융린 총장 비서실장은 "칭화대는 매년 3천여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매년 1백50개 중점 프로젝트를 완성한다"라고 소개한다. 칭화대의 보유 특허수는 무려 3천7백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11억1천만위안(약 1천3백30억원)으로 매년 20%의 가파른 증가를 보이고 있어 한국 대학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

이런 칭화대는 베이징대와 더불어 각각 연간 2조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대학이 아니라 기업인 셈이다. 산학연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중관촌에 모여 연구결과가 곧 산업에 연결되는 강력한 체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에 더욱 가속도가 붙는다. 뿐만 아니라 칭화대의 교수들은 회사를 차려 상장시키기도 하고,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벌어 그 수익을 대학과 공유하기도 한다. 

현재 중국은 1백개의 중점대학과 수백개의 중점학과를 지정해 국가가 전폭 지원해 키워주고 있다. 베이징대에 81개에 중점학과가 있고, 다음으로 칭화대 49개, 푸단대 40개, 난징대 28개 순이다. 중국에서는 중점학과가 많을 수록 좋은 대학으로 꼽히고 사업성과도 좋다고 한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