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에는 사고의 원천이 되는 동서양의 인문·사회·자연과학의 다양한 사상서와 문학서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문화의 다양성을 고려해 약간 생소하지만 인도철학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파니샤드’를 권하고 있다. 다만 고전목록이 철저히 교육받는 학생들을 위해 진행된 것이므로 난이도는 충분히 고려했다. 가령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그 가치로 보아 ‘고전’임에 틀림없으나 ‘학부생들에겐 너무 어렵다’라는 이유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1백 꼭지로 구성된 해제집은 단순한 내용소개는 아니다. 작은 지면이지만 해당 고전에 대해 전공자로서의 문제제기를 한 것도 눈에 띄며, 어떤 함의를 줄 수 있는가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한다. 또한 추천번역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곁들여 놓았고, 해당 저술가의 다른 저서들도 함께 읽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국역본 중 마땅한 것이 없을 경우에는 영역본을 추천함으로써 번역서를 잘못 선택함으로써 고전이해를 그르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방지하고 있다. 다만 각 고전들의 내용 소개는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고전가이드들보다는 훨씬 소략해 해당 고전의 맛을 미리 볼 수 있는 건 아니므로, 고전으로 직접 뛰어드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서울대의 이번 작업은 시작일 따름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과학고전선집’ 발간 작업에 착수했으며, 더불어 학생들이 타 전공분야에 벽을 느끼지 않도록 ‘이공계학생을 위한 인문사회사상서’, ‘인문학도를 위한 과학권장도서’ 등의 목록도 기획하고 있는 중이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